11일 밤 열리는 2차 대선 TV토론을 앞두고 6명의 후보 진영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선거 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없어진 상황인 만큼 후보들은 이번 토론을 최대 격전장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10일 바쁜 유세 일정 가운데서도 1차 토론 때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을 세심히 점검하고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 전략을 짜느라 부심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차 토론에서 '마이 웨이' 전략을 세웠다. 1차 토론 때 BBK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전략에 말렸다고 판단, 담담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미 이 후보 측은 1차 토론 직후 주제와 관계없는 인신공격에 대해서는 사회자가 제재하도록 중앙선관위에 공식 요청해 놓았다. 그럼에도 모욕성 발언이 계속될 경우 따끔하게 일침을 놓으며 분위기를 전환시킬 방침이다.
헛기침, 기댄 자세 등 불필요한 행동도 삼가기로 했다. 이성완 토론팀장은 "사회ㆍ교육ㆍ문화ㆍ여성 분야라는 토론 취지에 맞게 정책 대결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후보와의 도덕적, 정책적 차별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자녀 위장취업, 건강보험료 체납, 여성 비하 발언 등을 집중 거론하고 BBK 검찰수사의 문제점도 조목조목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차 토론에서 어색한 분장이 마이너스 요소가 됐다고 보고 전문 코디를 긴급 투입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토론을 마지막 남은 여론 반전의 기회로 보고 1차 토론 때보다 공세적으로 임하기로 했다. BBK 수사의 문제점과 함께 이명박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담당인 김병호 의원은 "꼭 BBK가 아니더라도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간접화법이 아니라 직접화법을 구사하는 등 이전보다 강한 톤으로 토론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지난 번 토론에서 너무 '점잖게' 토론에 나섰다고 보고 이번 토론회의 콘셉트는 '격정 토론'으로 잡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선거 막판이면 민노당을 겨냥해 나오는 '사표(死票)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범여권과의 차별성을 명확히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1차 토론에서 튀는 맛이 없었다는 지적에 따라 좀 더 자신 있고 확신에 찬 어조로 2차 토론에 임한다는 전략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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