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테러전 협조 요청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됐던 한국군 다산(공병)ㆍ동의(의무) 부대가 5년 안팎의 파병을 마감하고 14일 완전 철수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아프간에서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항구적 자유작전’에 참가했던 다산부대 9진과 동의부대 11진 195명이 임무를 종료하고 이날 오전 7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2001년 10월 미국이 9ㆍ11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알 카에다의 거점 아프간을 공격한 직후 한국 정부는 2002년 2월 국군의료지원단(동의부대)을 키르기스스탄의 미군 마나스기지에, 2003년 2월 건설공병지원단(다산부대)을 아프간의 미군 바그람기지에 각각 파병했다.
다산부대는 140명 안팎의 부대원이 6개월마다 교대하며 카불 북부 바그람 기지내에서 기지 운영을 위한 건설, 토목 및 시설공사 등을 맡았다. 비행장 활주로 포장과 기지내 주요 도로 확장, 부대 방호시설 건설, 주둔 지역 여건 향상을 위한 전투시설공사 등 철수 때까지 완료한 공사만 모두 401건이다.
최초 거점을 마나스 기지에 두고 활동은 아프간에서 했던 동의부대는 3진부터 바그람 기지로 옮겨 60명의 병력이 한국군 병원을 운영하며 모두 25만9,500여명(일평균 180여명)을 치료했다. 합참은 “현지인들이 동의부대의 진료활동을 ‘신이 내린 또 하나의 축복’이라며 반겼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파병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첫 대규모 중동 지역 파병이었다. 비전투병력이긴 하지만 사망사고도 있었다. 2002년 1월 동의부대 이모 소령이 바그람기지 내 상황실에서 말다툼 중 권총으로 최모 대위를 쏴 숨지게 했고, 올해 2월에는 기지내 테러로 윤장호 하사가 사망했다. 7월에는 탈레반이 한국군 철군을 요구하며 한국인 23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이 사건들을 전후해 미국의 대테러전 협력에 반대해온 시민단체들의 파병반대 운동은 더 거세졌다.
정부는 다산ㆍ동의부대 철군 이후 다시 미국의 요청에 따라 민간 의료진 위주로 내년 1월 중순께 아프간에 지방재건팀(PRT) 요원 20∼30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 중에는 군의관 2명 등 모두 5명의 군 인력이 포함된다. 이라크 자이툰부대는 정부가 1년 파병 연장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파병 연장안은 대통령 선거 이후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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