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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탈취범 검거/ 숨막혔던 검거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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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탈취범 검거/ 숨막혔던 검거 순간

입력
2007.12.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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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12일 오후 2시55분께 서울 종로구 종로3가 단성사 앞. 용산경찰서 천종하 경사, 박성권 경장이 검정 계통의 짙은 색 모자를 쓴 채 은색 코란도 승용차에서 내린 조모(35)씨에게 다가가 검문을 하려 하자 조씨는 황급히 몸을 돌렸다. 조씨는 몸싸움을 하며 저항했지만 곧 제압됐고, 모자에 가려져 있던 머리 중앙의 상처가 드러나자 고개를 떨궜다.

6일 인천 강화군 초지리 초지어시장 앞 도로에서 박영철(20) 상병을 살해하고 K-2 소총과 실탄, 수류탄 등을 탈취한 뒤 도주, 7일 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총기 탈취범의 도주 행각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역설적이게도 검거를 앞당긴 결정적 단서는 범인 조씨가 제공했다. 경찰은 11일 부산 연제구 연제동 우편취급소 앞 우체통에서 발견된 조씨의 친필 편지에서 조씨의 지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편지지와 편지봉투는 즉시 성인 남녀의 열 손가락 지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하고 있는 경찰청에 보내졌고, 밤샘 분석 작업이 시작됐다. 12일 오전, 드디어 지문 조회용 컴퓨터 스크린에 조씨의 이름과 서울 용산구 주소지가 떴다. “잡았다.”

낮 12시께 조씨 주거지 관할 경찰서인 용산서로 조씨 검거 지시가 떨어졌다. 용산서는 수사팀을 6개로 나눠 조씨의 휴대폰 실시간 위치추적팀을 제외한 5개 팀을 조씨 주거지와 수도권 모 지역의 부모 집으로 급파했다.

하지만 오후 1시10분께 형사들이 조씨의 주소지를 급습했지만 반지하 월세집은 비어 있었다. 부모 집에 도착한 수사팀은 조씨 부모로부터 “12일 오전에 집을 나갔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지지부진 하던 수사의 실마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또 한 번 조씨가 제공했다. 경찰은 진정사건 전산망을 뒤지다 조씨가 예전에 “사기를 당했다”고 진정한 기록을 찾아냈고, 당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조씨의 주변 인물을 찾아냈다.

경찰은 오후 2시께 그를 강남에서 만나 조씨에게 “액세서리를 팔려는데 종로에서 만나자”고 전화를 하도록 했다. 전화 통화가 이뤄지면서 위치 추적이 시작됐다. “종로로 가고 있다!”

용산서는 검거팀 70명을 모두 동원해 약속 장소인 종로3가 단성사 주변에 잠복했고, 조씨는 오후 2시55분께 “범행용 코란도 2대를 확보했다”고 편지에서 얘기했던 대로 은색 코란도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강력팀 형사들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상황 종료였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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