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살아 남으려면 정동영 후보의 대선 선전이 절실하다. 1위와 20% 포인트 이상 격차로 완패할 경우 총선 전망은 극히 불투명해진다.
정 후보 측은 이를 위해 막바지 대선 국면을 반부패 정국으로 이끌고 간다는 방침이다. BBK 특검을 도입해 삼성 특검과 ‘쌍끌이 특검’이 되도록 하려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이 소재는 총선에서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정 후보 측은 판단하고 있다.
제대로 모이지 않고 있는 정통 지지층을 확보하는 것도 대선은 물론, 총선을 위한 과제가 되고 있다. 60%대인 호남 지지율을 80% 이상 득표율로, 최대 20%대인 수도권 지지율을 45% 이상 득표율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대선에서 호남이나 수도권 득표율이 이에 크게 못 미친다면 신당은 총선에서 민주당과 ‘텃밭 혈투’를 벌여야 한다. 정 후보 역시 호남에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린다. 정 후보는 이를 위해 13일께 다시 호남으로 내려가며, 대선 직전에는 수도권에서 전력투구 할 방침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정 후보와의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 가면서 일찌감치 총선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압승하면 큰 틀의 정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판단이다.
신당은 심각한 내부 동요 속에 분당이나 이에 준하는 위기 상황으로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이 과정에서 창조한국당이 신당을 대체하는 정치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 후보 측 고원 전략기획본부장은 “대선이 끝나면 신당은 불임정당이란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며 “대선 이후에는 신당 내 양심 세력이나 신선한 전문가집단 등 현재보다 몇 배나 큰 인재풀과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는 문 후보가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압도하고, 정 후보와도 비교할 만한 득표율을 이뤄 내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남은 대선 기간 문 후보 측은 정 후보의 대립각을 보다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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