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여명의 왕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왕가가 안정적 왕위 계승을 위한 기반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압둘라 국왕은 10일 왕위 계승을 최종 승인하는 왕족 회의인 ‘충성위원회’의 신임 위원을 임명, 충성위원회가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압둘라 국왕의 이복형제인 미샬 이븐 압둘 아지즈 전 국방차관이 위원장을 맡는 등 알 사우드 초대 국왕의 아들 및 손자 35명이 위원으로 임명됐다.
충성위원회는 국왕 서거시 왕세자를 즉각 새 국왕으로 선포하는 동시에 10일 이내 새 왕세자도 결정하는 기구다. 왕세자의 경우 새 국왕이 지명해 위원회에 통보하거나 국왕이 왕세자 결정을 위원회에 맡길 수 있다. 사우디는 왕위 계승을 둔 왕족간 분쟁을 막기 위해 지난해 충성위원회 창설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후계자 난립’이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사우디 왕가가 충성위원회를 통해 후계 구도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1932년 알 사우드 초대 국왕이 건립한 사우디 왕가는 쿠데타와 국왕 살해 등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알 사우드의 아들 5명이 형제 상속을 통해 왕위를 이어왔다. 하지만 현 압둘라 국왕이 83세, 그의 뒤를 이을 술탄 왕세제가 79세로 초대 왕의 아들들이 고령에 접어들어 손자 대로 왕위가 넘어와야 할 시점인 것.
문제는 장자 계승의 원칙이 명확치 않은데다 왕자들이 정확한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만큼 너무 많다는 점이다. 알 사우드 초대 국왕의 부인이 17명으로 직계 자녀만 80명이며 이들이 다시 일부다처제를 통해 수 많은 후손을 낳아 왕자가 6,000명에 이른다는 것이 국제 외교가의 정설이다. 이중 수십 명이 손자 대 왕위 계승의 유력한 경쟁자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가 왕위 세대 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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