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를에서 정신 발작을 일으킨 빈센트 반 고흐는 1889년 5월 8일 생레미의 생폴 드 모솔 정신병원에 자진 입원한다. 생의 의지를 다잡기 위한 것이었다. 병원에 도착한 그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방식으로 미치거나 정신 나간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를 잊어버리고 있다”고 썼다.
생폴 드 모솔 병원의 정원 모퉁이와 남자 환자를 수용하는 북쪽 병동을 묘사한 이 그림은 간결하고 부드럽게 채색된 병원 건물과 물감을 두껍게 바르는 임패스토 기법으로 표현된 풍요로운 5월의 정원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보라색 아이리스와 초록의 키 큰 소나무, 우거진 빙카, 장미덩굴과 라일락 등 만개한 수목들이 화면 밖으로 부풀어오를 듯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이 시기에 반 고흐는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새겨넣는 일이 드물었으나, 이 작품은 스스로 만족스러운 나머지 완성된 작품으로 간주했음을 의미하는 또렷한 서명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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