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에서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9%를 기록했다고 중국 정부가 11일 발표했다. 11년만에 최고치이자, 4개월 연속 상승률 6% 대의 고공 행진중이다.
이 같은 물가 불안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인건비 및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중국발 인플레이션'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박춘원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수석부대표는 "공산품 가격 상승률은 현재 1%대에 머물고 있으나 물가상승은 생활비, 임금, 생산원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의 물가 불안은 지난 1년간의 강도 높은 과열경기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고 현재의 불안한 상황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특히 중국이 물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꾸준히 높일 것이 확실한 가운데 내년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을 넘어설 경우 중국산 공산품, 농산품 수출 가격은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12일부터 시작될 미ㆍ중 경제전략대화에 앞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위안화의 적절한 절상이 긴요하다"며 소리를 높였고 11일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3797위안으로 떨어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의 수출 전선에도 악재이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이 시작되고 있어 중국 내 투자 및 내수부문에선 어느 정도 냉각이 불가피하다. 연간 400억 달러의 흑자를 보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이 핫머니 유입 등을 우려해 사용하기를 꺼리고 있는 이자율 인상도 이제는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어, 중국인민은행의 금리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하다. 중국증시는 물론, 이곳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의 펀드투자자들에게도 악재임엔 더 말할 것도 없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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