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점철되면서 각 후보의 대표공약에 대한 논쟁이 자취를 감췄다.
대표적인 것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치열한 찬반 논쟁을 불러 왔던 대운하 공약은 이번 대선에서도 격론이 예고했던 분야였다.
하지만 지금은 각 후보 진영은 물론, 시민단체와 학계에서조차 대운하는 관심밖이다. 경선 때는 당 안팎에서 토론회가 수차례 열렸지만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로는 전무하다.
이 후보 측은 "대운하 공약을 두고 나름대로 논쟁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상대 후보 쪽에서 아무 언급을 하지 않으니 우리 쪽이 굳이 나서 쟁점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대운하 공약에 맞서 내놓은 '한반도 5대 철도망 구축' 구상도 마찬가지다. 남북과 대륙 철도 연결이라는 웅대한 계획이 담겨 있는 이 구상을 띄우기 위해 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도라산역에서 유세를 하고 KTX 기차에 올라 대전역으로 이동하는 등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띄웠다.
하지만 이후 계속된 신당의 BBK 공세에 파묻혀 대표공약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이슈화에 실패했다. 정 후보 측은 "이명박 후보가 1 대 1 TV토론을 거부하는 바람에 준비했던 정책 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책임을 돌렸다.
핀란드나 싱가포르같은 강소국이 여럿 모여 하나의 국가를 이루도록 국가구조를 재편하겠다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강소국 연방제' 공약은 헌법개정 등을 수반하는 민감한 주제인데도 거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TV토론에서 서로의 대표공약에 대한 공방을 하고 싶어도 제한된 시간과 광범위한 토론주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