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피해에 노출된 태안화력발전소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름이 화력발전소 냉각수 취수설비로 유입될 경우 발전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831 일대에 자리잡은 태안화력발전소는 사고지점으로부터 10㎞ 정도 떨어져 있어 기름띠가 사고당일 저녁에 도달했다. 이 때문에 태안화력발전소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서부발전소는 유출 기름의 이동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화력발전소 사수는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으로 해양오염방제를 담당하는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이 맡고 있다. 방제조합은 가로림만 보호와 함께 화력발전소를 환경민감지역으로 규정, 대부분의 인력과 장비를 집중투입하고 있다.
방제조합 한 관계자는 “기름이 발전소로 유입될 경우 고온의 화력발전소가 폭발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사고 직후 200여명의 방제인력을 동원, 발전소 앞바다에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등 방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전소측은 “냉각수 취수는 발전소에서 250m 떨어진 수심 수십m 깊이의 파이프를 통해 공급되고 있지만 조류가 급변하는 탓에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발전소 앞 취수구를 중심으로 반경 250m 해상에서 방제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취수된 냉각수가 냉각 설비로 흘러 들어가는 수로에까지 유흡착포를 띄워 기름의 발전소 유입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기름이 유입됐을 때를 대비해 3, 4중의 안전 예방책을 강구해 놓고 있는 만큼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올 8월 7,8호기까지 준공해 시간당 400만kW의 전기를 생산, 국내 전체 전력생산량의 6%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38개 화력발전소 가운데 최대 용량이다. 발전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충청권은 물론, 경기 서북부 지역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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