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동어로수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있는 남북 군사대표단이 13일 회담 내용 공개를 놓고 언성을 높이고 심한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건은 남북이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장성급 회담 둘쨋날 전체회의를 개막한 뒤 북측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공동어로수역을 설명하기 위해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영사기를 틀면서 일어났다.
남측 수행원 중 국방부 북한정책팀 소속 해군 소령이 회담 비공개 원칙에 어긋난다며 막아 서자 영사기를 조작하던 북측 수행원은 비키라며 손으로 남측 수행원을 두 차례 밀쳤다. 두 사람은 남북 수석대표들이 회의석상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잠깐 얼굴을 마주하고 노려보기까지 했다.
이날 회의에서 북측 수석대표 김영철 중장(남측 소장급)은 전날 밤늦게 합의한 남북관리구역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군사보장합의서 내용을 남측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며 언성 높여 항의했다.
남북은 이날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를 논의했으나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남측은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 해역에 NLL을 중심으로 남북 동일 면적의 어로수역을 운영하자고 주장한데 반해 북측은 NLL 이남의 북측 주장 경계선과 NLL 사이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정하고 여기서 공동어로를 실시하자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첫날 회담에서 남북은 3통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채택, 남북관리구역 통행을 연중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상시 보장하고, 일요일 등 공휴일도 상호 합의해 가능토록 했다.
통신은 2008년부터 인터넷과 유ㆍ무선전화 통신을 허용하고, 통관은 선별검사 방식을 적용하는 등 절차를 줄이고 시간을 단축해 나가기로 했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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