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문점 본죽의 가맹본사 BJIF㈜의 최고경영자(CEO)인 김철호(44) 사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단아로 통한다.
모두가 돈 안 된다고 하는 아이템에만 투자해 돈을 번 특이한 이력 때문이다.
‘죽 쑤어서 남 준다’는 말 때문에 모두가 꺼리던 죽을 아이템으로 해서 가맹점 750개의 초대형 프랜차이즈사로 키웠고, 세상에 흔하디 흔한 비빔밥으로 제2의 성공 신화를 일궈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에 발을 디딘 것은 2002년 9월. 아내와 대학로의 2층 점포를 세내 죽전문점 ‘본죽’을 시작했다. 죽은 환자만 먹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한끼 식사로 가능한 음식으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카페에 와 있는 듯한 고급 인테리어와 다양한 죽 메뉴가 입 소문을 타면서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웰빙바람이 불면서 본죽은 거침없는 성장을 했다.
김 사장은 “외환위기 때 사업에 실패한 후 창업컨설팅을 할 때 창업자들에게 죽을 그렇게 권했는데 아무도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내와 내가 그러면 우리가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 게 이렇게 컸네요”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 때 ㈜우신라는 중소기업을 이끌며 고급 목욕용품 전문업체로 성공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았다.
이후 낮에는 요리학원, 밤에는 호떡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다 다시 외식업 창업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하지만 동업하던 친구와의 불화로 컨설턴트에서 다시 창업의 길에 들어서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항상 기본을 강조한다.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예전의 나를 모두 버리고 장사의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그래서 김 사장은 각 매장 개업 일에 오픈행사를 하지 않는다. 이벤트로 사람을 불러모으기보다는 맛으로 손님을 불러 들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명품 죽 하나로 대형 프랜차이즈를 만든 김 사장은 해외시장 공략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일본 도쿄와 미국 LA, 뉴욕 등에 이미 진출을 했고, 향후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본 브랜드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제2 브랜드로 론칭한 본 비빔밥에 대해서도 김 사장의 철학은 확고하다. 그는 “비빔밥은 한류를 대표하는 음식이면서도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
이제 다양하고 고급화된 비빔밥 메뉴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빔밥이 죽보다 대중적이어서 사업 확산속도도 빠르게 늘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7월 론칭한 본 비빔밥은 올해까지 이미 100개 가맹점를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본 비빔밥과 본 죽을 겸업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창업자도 늘고 있다.
김 사장은 “본죽과 본비빔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한류 문화의 한 축으로 성장시켜 일본의 스시 같은 문화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