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근(35ㆍ여)씨는 지난달 말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로 이주하면서 TV를 놓는 쪽 거실 벽면을 아트월로 시공했다. 천연 대리석을 붙인 아트월은 친환경 자재라 건강에 좋고 무엇보다 집안에 고급스러움을 더해 바라볼 때마다 흐뭇하다.
박씨는 “아트월을 해놓고 나니 마치 집안이 카페처럼 세련된 느낌이 든다. 33평짜리 집인데 방문하는 친지들마다 40평은 돼보인다고 할 정도로 집안이 환해졌다”고 말한다.
획일적인 벽지에서 벗어나 집안에 다양한 개성과 색깔을 부여하는 아트월(Art Wallㆍ벽면을 장식적으로 꾸미는 것)의 진화가 눈부시다. 거실 TV벽면 뿐 아니라 안방과 마주보는 작은 방을 연결하는 벽면, 식당, 현관 입구나 침대 헤드 뒤 등 다양한 벽면이 크기와 상관없이 아트월로 채워지고 있다.
아트월의 자재 또한 다양해졌다. 포인트 벽지는 기본이고 타일, 그림 액자 형태의 천, 가습기 역할을 겸하는 벽천 등 남다른 개성과 기능을 자랑하는 자재들이 대거 사용된다.
LG화학 직영 고급 인테리어 컨설팅 브랜드인 ‘디스퀘어’ 디자인실 범승규 실장은 “젊은 층일수록 주거공간의 패션화를 추구하는 추세”라며 “공간을 통해 자기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아트월도 더 과감해지고 유행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겨울철 개성과 건강까지 생각하는 아트월 인테리어를 소개한다.
■ 가습기 대신 벽천으로
벽천(川)은 말 그대로 물이 흐르는 벽이다. 실내 벽 한쪽을 타고 잔잔히 흐르는 물은 겨울철 건조한 실내에 훌륭한 가습기 역할을 하면서 정서적인 안정도 준다.
벽은 대리석이나 화산석, 산호석 등 자연소재를 이용하며 물의 습도와 온도,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시공시 자동 급배수 시스템을 설치해 별도로 물을 공급해야 하는 수고도 없다.
거실 벽이나 현관 입구, 복도 한쪽 등 원하는 곳에 원하는 크기로 설치할 수 있다. 다만 물에서 나는 냄새나 미생물 번식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특수 약물을 투입해야 한다.
■ 갤러리 부럽지않은 그림 아트월
집안에 그림 한 점 걸어두고 싶지만 막상 그림값이 만만치 않다면 그림 프린트가 된 아트월을 꾸며보는 것도 좋다. 고 김환기 화백의 ‘사방탁자’ 등 유명한 동ㆍ서양화를 비단 린넨 벨벳 등 천연 패브릭에 찍어낸 제품으로 천연 패브릭 특유의 광택과 부드러운 촉감이 실내에 은은한 멋스러움을 더한다.
100% 천 소재라 습도 조절과 방음, 보온 효과가 있다. 또 한번 설치하면 이동할 수 없었던 기존 아트월에 비해 자석식으로 탈부착이 가능하게 시공하기 때문에 이사를 갈 때도 떼어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이 큰 장점. 가로 세로 약 1m X 2m 크기의 판넬을 공간의 크기나 원하는 구성에 따라 1개 이상 자유롭게 시공할 수 있다.
■ 공주가 된 기분, 유리 아트월
가로세로 10~20mm 크기의 유리조각을 모자이크한 형태로 만들어지는 유리 아트월은 유리공예 특유의 화려함과 환상적인 분위기가 일품이다. 침대 헤드 뒤 벽면이나 화장대 주변에 주로 활용되는 것도 이 때문. 특히 조명을 받으면 빛을 다양하게 반사시켜 더 멋지다. 이탈리아의 유명 유리공예 인테리어 브랜드 비사자의 타일이 요즘 가장 인기다.
■ 마음의 건강을 위한 서재 아트월
자녀 교육에 TV가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보편화하면서 TV벽면 쪽 아트월을 아예 서재 스타일로 만드는 집도 크게 늘었다.
거실 전면을 책장처럼 짜고 그 중 한 칸에 벽걸이형 TV를 내장한 뒤 포인트 벽지를 씌운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두면, 평상시에 서재 한 칸에 동양화 한 장을 걸어둔 듯한 분위기를 낸다. 실용성은 물론 지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데도 그만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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