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는 듯 했던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 영입 작업이 막판 풍랑에 뒤집혔다.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영입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6일 제라르 울리에(60) 프랑스 축구협회 기술이사, 마이클 매카시(48) 울버햄턴 감독과 벌이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영입 협상이 모두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날 오후 긴급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영무)를 시내 모처에서 소집, 비공개 회의를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기술위원회는 외국인 지도자에 더해 국내파 지도자까지 후보군에 포함시켜 이르면 7일 오전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 재개에 대한 기본 윤곽을 발표할 예정이다. 객관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외국인 지도자보다는 국내파 지도자 쪽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매카시 감독은 이에 앞선 이날 오전(이하 한국시간) 울버햄턴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울리에 감독과 같은 명장과 함께 한국대표팀의 감독 후보로 거론돼 대한축구협회와 접촉하는 등 과분한 찬사를 받았지만 전력을 다해 수행해 온 울버햄턴 감독으로 남겠다는 뜻을 스티브 모건 구단주에게 분명히 했다”며 한국행을 고사했다.
더욱이 오후에는 최우선 영입 후보로 점 찍었던 울리에 기술이사와의 협상이 파국을 맞았다.
협회는 지난 주 울리에 기술이사와 한국 대표팀 부임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보고 세부 협상을 진행했지만 축구협회와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힌 울리에 기술이사가 마지막에 한국행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매카시 감독의 경우 한국행에 관심을 보였지만 구단과의 계약 문제 때문에 영입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명분과 실리면에서 큰 손실을 봤고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올해 각급 축구 국가대표팀의 잇단 부진으로 위신이 떨어진 한국 축구는 러브콜을 보냈던 외국인 지도자들에게 잇달아 퇴짜를 맞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아울러 코 앞으로 닥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준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3년 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협상 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협회는 사령탑 선정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협회는 2004년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 사퇴한 후 브뤼노 메추 감독 영입이 성사 직전 좌절되며 혼선을 빚은 끝에 조 본프레레 감독을 급히 영입했지만 2005년 9월 경질돼 ‘실패한 인선’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이번에도 발등에 불똥이 떨어져 급히 차선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 3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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