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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수술의 명인' 송명근 건국대 교수 200억 재산 사회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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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수술의 명인' 송명근 건국대 교수 200억 재산 사회 환원

입력
2007.12.10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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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여건의 심장수술 기록을 가진 ‘심장수술의 명인’ 송명근(56)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200억원이 넘는 전 재산을 사후 사회에 환원키로 서약했다.

송 교수는 7일 “2002년 나와 아내(심혁순씨)가 죽으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유언장을 쓰고 공증까지 마쳤다”며 “심장병 연구와 소외된 노인, 고아를 위해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 번 돈은 사회로 돌려줘야 한다’는 유한양행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의 말에 크게 감동 받아 결심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송 교수는 5년 전 일을 뒤늦게 공개한 이유를 “내가 개발한 심장판막 보조장치가 최근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재산이 200억원이 넘어서 결심이 흔들릴까 봐 쐐기를 박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들 준영(28ㆍ중앙대 의대 의학과 3년)씨와 딸 윤주(26ㆍ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인턴)씨 등 아이들에게 3억원씩 전세금 등 결혼 비용을 대주고 나머지 재산은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 것인데 일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생활로 번 돈은 되돌려 줘야 한다는 게 내 인생 철학”이라며 “재산 많은 노인환자의 심장수술을 앞두고 자식들이 재산 다툼 하는 것으로 보면서 이런 생각을 굳혔다”고 말했다.

줄곧 대학교수로 일한 그가 거액을 모은 것은 심장전문의로서 일을 충실히 한 덕분이다. 송 교수는 1990년대 초 외과의로서 당시 대동맥 판막 수술에 대단히 불만이 많았다.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피가 나가는 길목인 대동맥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당시에는 판막 전체를 인공 심장 판막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해야 했다. 그래서 인공 심장 판막 비용만 400만~500만원이 들 정도로 비쌌다.

송 교수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심장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위만 단단히 잡아주는 수술로 문제를 해결했고, 이 수술에 필요한 판막 보조장치를 개발했다. 97년에는 아예 인공 심장 판막 제조사인 사이언스시티를 설립했다. 그가 만든 장비의 값은 240만원으로 기존 제품의 절반에 불과했다. 제품이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브라질 멕시코 등에 수출되면서 송 교수의 재산은 집과 부동산 등을 합쳐 2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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