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쾌한 경험도 처음이다.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7일 열린 영화 <나는 전설이다> 의 아시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주연배우 윌 스미스(39)는 시작부터 달랐다. 마치 오랜 친구들을 만난 듯, 동네 이웃처럼 큰 목소리로 “헤이”라고 부르며 들어와서는 악수를 청하며 돌아다녔고, 이제 끝났나 싶으면 다시 “와우”를 연발했다. 그리고 첫 마디. “나는 당신들의 친구, 동료인 윌 스미스다.” 나는>
결코 무례하지 않으면서 200여명의 기자들을 즐겁게 했고, 또 그런 분위기를 스스로 즐기는 모습을 보며 ‘한국배우들도 저럴 수 있었으면’ 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윌 스미스라고 멀고 빡빡한 일정의 프로묘션이 귀찮고 힘들지 않았을까 만은 그는 알고 있는 듯했다. 연기가 배우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늘 새로운 장소에 가고, 사람을 만나는 게 배우에게는 좋은 경험이다. 난 사람들의 관심이 너무 좋다. 힘들지만 재미있다.”
기자회견 도중에도, 한국 기자들을 위한 별도 미팅에서도 유쾌하고 친근한 태도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함께 참석한, 과거 뮤직비디오를 함께 만든 적은 있지만 영화는 처음인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으로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재능이 넘치는 배우”라고 칭찬을 듣자 바로 큰 종이에 ‘프란시스, 고마워요. 사랑해요. 윌로부터’라고 편지를 써서 건네는 재치를 발휘했다.
또 리처드 메이슨의 소설을 다시 영화로 만든 이유에 대해 “기술적인 한계로 먼저 영화(제목이 ‘곤스탄틴’)가 보여줄 수 없던 잡초가 자라서 정글로 변해가는 텅 빈 뉴욕의 모습 같은 것들을 만들어 냈다”고 답하고는, 얼른 옆에 앉은 프로듀서 아키바 골드만에게 “미안. 당신한테 한 질문인데”라고 사과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아키바에게. 미안해요. 용서해요. 윌로부터’라고 써줄까요”라고 말하면서 펜을 들어 또 한번 박수를 받았다. 질문이 길자 조는 시늉을 하는가 하면, 마지막 질문은 직접 마이크를 들고 가서 받고 질문 한 여기자 옆에 나란히 서서 답하고는, 나중에 전화하겠다는 시늉으로 좌중을 웃겼다.
그렇다고 모든 게 가벼운 것만은 아니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전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우선 <나는 전설이다> 에서 자신이 직접 그의 노래까지 부른 가수 밥 말리를 꼽고는 “죽은 후에도 그의 정신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인물, 간디나 마틴 루터 킹도 예로 들 수 있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나는>
배우로서 역할에 대한 준비도 철저했음을 밝혔다. “약 800시간을 아키바 골드만과 함께 하며 장면 하나하나를 논의했다. 네빌 역을 이해하고 더 잘 표현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에 가서 바이러스에 대한 조사와 연구도 했다. 몸무게도 15kg이나 뺐다. 이렇게 말라본 건 16년 만에 처음이다. 체중 유지를 위해 촬영기간 내내 매일 달리기와 매달리기를 했다.” 영화와 너무나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레전드> 란 밥 말리의 앨범을 찾아낸 것도, <슈렉> 을 영화 속에 자주 등장시킨 것도 윌 자신이었다. 슈렉> 레전드>
그는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초반 사슴을 쫓아 애견 샘과 함께 어둠 속에 들어가 변종인간과 처음 맞닥뜨리는 순간을 꼽았다. “공포와 애정이 갈등하는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딱딱한 덴젤 워싱턴이나 한없이 가볍기만 한 에디 머피와 달리 <맨 인 블랙> <나쁜 녀석들> <알리> <아이 로봇> 등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는 흔치 않은 흑인 스타 윌 스미스. 그는 <나는 전설이다> 가 또 다른 그의 성공작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이 영화에는 여러 성공요소가 있다. 내면세계 탐험, 액션, 과학과 종교의 의미 등등.” 나는> 아이> 알리> 나쁜> 맨>
홍콩=이대현 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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