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관한 인간의 상상력도 점점 ‘변종’한다.
2012년 세계는 역설적이게도 암을 치료하는 특효제인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멸망한다. 인류의 90%는 죽고, 나머지는 어둠 속을 사는 흡혈귀와 프랑켄슈타인을 결합한 변종인간(좀비)이 된다. 조류독감이나 사스를 생각하면 황당한 상상만은 아니다.
그 재앙에서 알 수 없는 면역으로 유일하게 살아남은 과학자이자 군인인 네빌이 바이러스 발생지로 폐허가 된 뉴욕에서 죽음의 공포와 고독을 참아가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어가면서, 혹시나 살아남은 인간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백신 개발을 계속한다.
필연적으로 분위기가 적막하다. 그 적막감이 공포심와 고독감과 불안감을 크게 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네빌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든다. 솔직히 그것은 영화로서는 큰 부담이다. 그 부담을 <나는 전설이다> 는 중간중간 플레시백(회상)과 변종인간과 네빌의 강하고 빠른 액션으로 털어내면서 끝까지 달려간다. 물론 ‘전설’이 됐다고 하는 그 꼴인점이 사람에 따라서는 너무나 상투적이고 싱거울 수는 있지만. 12일 세계 동시개봉. 나는>
이대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