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3~5일 평양을 방문했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5일 박의춘 외무상을 만나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세 차례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처음이다.
백악관도 이날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모든 핵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친서를 전달했다”며 “북한의 핵 활동의 전모 공개를 촉구하는 내용의 이 친서는 다른 6자회담 4개 당사국(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도 전달됐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발표 내용으로 미뤄 친서에는 플루토늄 사용내역,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개발, 시리아 핵 이전 등 핵 활동을 신고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부시 대통령의 친서 전달을 관영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핵 프로그램 신고ㆍ불능화 이행 및 핵 폐기협상과 관련한 미측의 요구에 대해 전향적 조치를 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5일 베이징(北京)에서 “양자 접촉에서 북측은 협조적이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의견차가 있다”며 핵 신고 쟁점 사안에서 만족할 만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핵 신고 문제가 쉽지 않다”며 “현재 핵 문제는 안정적 국면으로 가느냐, 삐걱거리는 굴곡을 겪느냐의 고비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은 방북한 힐 차관보에게 UEP 관련 장비의 구입은 시인했지만 개발사실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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