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800선을 단기 저점으로 V자형 반등이 일단락된 후 탄력이 다시 둔화되고 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공포에서 벗어났지만 곧바로 2,000선을 돌파해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한풀 꺾인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주가 급락을 초래했던 일련의 악재가 해소되거나 완화됐다는 것이다.
첫째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미국 행정부는 변동금리 모기지 대출에 대한 금리조정을 5년간 늦추기로 했다. 부실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는 목적의 슈퍼펀드도 당초 예상보다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펀드 조성이 일단락됐다.
둘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1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인하 폭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중요한 점은 연준이 물가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우선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지만 경기부양에 총력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우호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셋째,외국인 매도 규모가 줄어들었다. 외국인 매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국면별로 볼 때 매도 규모와 성격에 차이가 있다. 11월 외국인은 7조원을 순매도 했는데 철저하게 비중축소와 위험관리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로 인해 외국인 매도는 주가 급락을 야기할 정도로 공세적이었다. 지금은 단순 차익실현 성격이 강해 주가 반등을 훼손할 정도의 무차별적인 매도와는 거리가 멀다. 해외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넷째 소외업종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전기전자, 자동차, 통신업종은 그 동안 시장대비 부진했다. 이들 업종은 각각 약점이 있어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가 레벨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후발주자의 선전은 기존 주도주가 흔들리면서 발생한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들 변수가 우호적인 방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연내 2,000선 회복과 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반대로 가는 경우에도 제반 악재의 영향력 감소와 투자자의 내성 확보를 고려할 때 직전 저점인 1,800선 이상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해 보면 연말 주식시장은 드라마틱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미니 안도랠리는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종목별 주가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종목 선별과 매매 타이밍 선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단기 수급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내년 상반기 실적호전주로 집중하는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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