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후불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인적자원에 투자해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흐름 속에서 등장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적자원은 국가의 주요 자산이다. 우리는 자원이 빈약하기 때문에 인적자원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지구상의 여러 국가 가운데 인적자원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 등이 있다. 사람을 키우고 그 사람이 국부를 창출하게 하는 전략을 구사한 나라들이다.
그들이 사용한 제도 가운데 미국의 휴먼 캐피털이라는 상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순수한 개인과 금융기관 간의 금융상품으로 활용되는 휴먼 캐피털은 청년들이 대학이나 경영전문대학원(MBA) 혹은 로스쿨 등을 다니는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취직해 일정 이상의 소득자가 되면 휴먼 캐피털을 통해 조달한 부채를 갚아야 한다.
이 제도는 정부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청소년들이 직업능력을 갖추는 과정에 금융이 기여토록 한다. 미국은 이 제도를 통해 18세 이상의 청소년이 경제적 자립을 하게 했다. 달리 말하면 미국에서 조기에 자립하는 청년이 많은 것은 휴먼 캐피털 같은 금융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등록금후불제가 논의 중이라고 한다. 등록금을 정부가 대신 내고 학생들이 졸업 후 취직해 일정 이상의 소득을 올리면 대출금을 갚게 하자는 것이다. 취지는 신선하지만 자칫 정부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인적자원 양성이 미래의 주요한 발전 전략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등록금후불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개인이 금융기관에서 자기 부담으로 금융 지원을 받고 추후 취직해 개인적으로 상환하는 미국식 휴먼 캐피털 시스템을 우리나라도 진지하게 도입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도 등록금 후불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공청회나 토론회를 열어 인적자원 양성제도로서 등록금후불제와 미국식 휴먼 캐피털 가운데 어느 것이 한국의 여건에 적합한지를 한번 따지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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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ㆍ직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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