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비 수준은 2만달러 시대.'
이마트가 올해 1월부터 12월 2일까지 전국 108개 매장의 판매 상품을 분석한 결과, 프리미엄급 가전, 웰빙 먹거리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2만달러 시대의 소비 트렌드가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을 보면 2만달러 소득 수준에 진입하면서 의ㆍ식ㆍ주 전반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우리 사회가 이미 그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LG경제연구원은 2만6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 기준 100위권 안에 든 상품들 중 프리미엄 가전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띄었다. TV 부문의 경우 LCD TV와 PDP TV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6%, 33% 신장하면서 각각 4위, 5위를 지켰다. 반면 일반 브라운관 TV는 지난해 47위에서 이번엔 아예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냉장고도 양문 일반형 냉장고는 올해 44위로 지난해에서 33계단이나 주저앉았으나, 앙드레김이 디자인한 삼성전자 '지펠' 등 양문 프리미엄 냉장고는 36위에서 7위로 급상승했다. 에어컨도 새로 선보인 멀티형이 37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라 15위에 올랐다.
먹거리에도 2만달러 시대의 소비 특징이 확연하다. 생수는 지난해 99위에서 올해 79위로 올랐으나, 탄산 음료는 20% 가량 매출이 줄어 사상 처음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날드는 54위에서 70위로 하락한 반면, 초밥은 68위에서 52위로 뛰어오르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나 홀로 소비'도 두드러진다. 병맥주(12위→18위) 대신 캔맥주(17위→12위), 데스크톱(37위→45위) 대신 노트북(106위→50위) 등 싱글족 상품 구입이 늘고 있다. 기저귀(9위→6위) 분유(75위→59위) 등 신생아 관련 제품이 황금돼지해 특수를 누린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노은정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소득 2만달러를 넘어가면 '생계형'에서 '가치추구형'으로 소비 수준이 향상된다"며 "먹거리에서는 안전과 건강을 따지는 웰빙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여가나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등 차별화를 위한 소비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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