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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아차차… 깜박… 건망증… 두뇌훈련하면 "생생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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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아차차… 깜박… 건망증… 두뇌훈련하면 "생생 기억"

입력
2007.12.10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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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노장 골퍼 로라 데이비스(44)는 ‘건망증(단기기억장애)’탓에 6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렸다. 지난달 일본 시마에서 열린 LPGA 미즈노클래식. 데이비스는 14번 홀에서 볼을 그린에 올린 뒤 마크를 했다. 이때 동반 골퍼가 퍼팅 라인에 데이비스의 마크가 걸린다며 옮겨줄 것을 요구했다. 마크를 옮긴 데이비스는 깜박 잊고 원위치가 아닌 옮긴 자리에서 퍼트해 벌타 2개를 받았고, 이 때문에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 상당수 직장인들이 금방 한 말 혹은 할 말을 잊어버리거나, 할 일을 깜박하는 등 건망증으로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리서치 전문기관이 직장인 2,030명을 조사한 결과, 63.1%(1,281명)가 건망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54.0%ㆍ583명)보다 여자(73.4%ㆍ698명)가 더 많았으며, 증세가 심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남자(19.9%ㆍ116명)보다는 여자(31.9%ㆍ223명)가 많았다.

건망증 얘기가 나오면 중년 이후의 직장인이나 주부 상당수는 가슴이 뜨끔해질 것이다. 자신에게도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의 건망증이 심하다고 생각해 벌써 치매가 온 것은 아닐까 겁이 덜컥 나기도 한다. 노년기까지 기억력을 또렷이 유지할 방법은 없을까?

■ 기억력 감퇴로 발생

인간 뇌세포는 30세가 넘으면서 퇴화하기 시작해 점차 일시적인 기억력 감퇴가 나타난다. 즉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 등 사고력이 떨어지지만 반대로 업무량은 늘면서 건망증이 생긴다.

건망증은 우리 뇌가 어떠한 사실을 저장하고 꺼내 사용하는 수행 과정인 기억과정의 ‘입력 - 저장 - 등록 - 회상’단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주의력이 산만하거나 스트레스와 신체 피로감 증가, 우울감, 비(非)사교성으로 인한 외부자극 감소 등이 큰 요인이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빈혈 등의 전신질환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망증은 무기력증처럼 단순한 증상이지 병이 아니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기억 창고인 뇌에 병이 생겨 급속한 기억력 감퇴와 각종 인지행동장애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 만큼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등 본인의 의지만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건망증을 치매 전 단계로 여기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건망증은 단지 기억이 잘 안 되는 기억력 감퇴 현상으로 먼 과거 일이나 최근 일을 깜박 잊는 증상만 나타날 뿐이기 때문이다. 의학용어로 건망증은 ‘단기기억장애’, 즉 뇌의 일시적인 검색능력에 장애가 생긴 것이다. 반면 치매는 기억력 전체가 심각히 손상된 상태다. 예를 들어 대화시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는 건망증, 반면 엉뚱한 단어를 사용해 문장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말을 하면 치매로 볼 수 있다.

■ 예방ㆍ퇴치 방법

신체를 단련하듯 두뇌도 운동이 필요하다. 하루 1시간 가량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운동을 하면 기억력 감퇴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독서나 바둑, 장기, 게임, 영어 단어 외우기, 산수 문제 풀기 등 지적인 훈련이 좋다. 지적인 자극을 가하면 뇌신경세포의 가지(회로)가 두꺼워지고 넓어져 뇌 용량이 커진다.

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연구팀이 일반인 210명에게 1회 1시간씩, 1주일에 3회 빨리 걷게 하고, 3개월 뒤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 활동상태를 조사한 결과, 자신의 연령 상태보다 3살 정도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술과 담배도 삼가는 게 좋다. 술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담배는 뇌혈류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뇌에 산소를 풍부하게 하고 뇌세포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건망증이 심하면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메모하는 동안 주의를 기울이며 기억이 희미해질 때 기록한 것을 보게 돼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또한 일을 겹치게 하지 않는 것이 건망증 예방에 좋다. 요리하면서 TV 보고, 전화하면서 물건 정리하는 등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기억활동에 방해된다.

발을 열심히 사용하는 것도 말초신경을 자극, 건망증을 퇴치하는 좋은 방법이다. 뇌졸중 환자가 마비된 손발을 물리치료로 열심히 움직이는 것도 결국 손상된 뇌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건망증 예방을 위해서는 익히 아는 사실도 반복훈련으로 기억을 재저장해야 한다.

또한 뇌파 중에 건망증을 유발하는 베타파를 감소시키는 대신 두뇌활동에 좋은 알파파를 증가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통해 ‘감성의 뇌’를 자극하면 좋다. 특히 유연하고 긍정적인 사고는 뇌신경 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움말 =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장 오병훈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서울아산병원 김종성 교수>

* 건망증 자가진단법

1.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잊어버린다

2. 어떤 舅?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3. 며칠 전에 들었던 얘기를 잊어버린다

4. 해오던 일은 잘 하지만 새로운 걸 배우기 힘들다

5. 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 힘들다

6. 배우자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을 잊어버린다

7. 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얘기를 반복한다

8. 어떤 일을 해놓고도 잊어버리고 또 한다

9. 약속해 놓고 잊는다

10. 말하는 도중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잊는다

11. 약 먹는 시간을 놓친다

12. 물건을 사러 갔다가 한두 가지를 빠뜨린다

13. 가스불 끄는 것을 잊어 음식을 태운다

14.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15. 어떤 일을 해놓고도 했는지 안 했는지 몰라 확인한다

16. 물건을 두고 다니거나 갖고 갈 물건을 놓고 간다

17.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18.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찾는다

19. 전에 가보았던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20. 항상 물건을 두는 장소를 잊어버리고 엉뚱한 곳에서 찾는다

▲6개 이하: 정상

▲7∼14개: 건망증 위험군

▲15개 이상: 중증 건망증. 스스로 치유하기는 어렵고, 전문의와 상담 필요.

<자료: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 건망증 예방 생활수칙

1.자신을 신뢰하라

2.외우려고 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라

3.정말로 외워야 하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라

4.주의가 산만하지 않도록 하라

5.당황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가져라

6.오감을 총동원하라

7.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라

8.기억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피하려고 노력하라

9.가급적 편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라

10.항상 웃고, 좋은 추억을 쌓도록 노력하라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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