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이 개막 열흘째를 맞는 5일 관람객 4만5,000명을 돌파했다. 세포분열 하듯 퍼져나간 감동의 입소문으로 평일에도 연일 장사진이다.
무턱대고 찾아갔단 인파에 시달리다 수박 겉핥기만 하고 오기 십상.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전시인 만큼 제대로 만끽하려면 사전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미리 본 관람객들이 조언하는 반 고흐전 관람 팁을 소개한다.
◆최적의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과 저녁
주말 평균 7,000~8,000명, 평일 평균 4,000~5,000명이 관람하는 반 고흐전은 점심 식사를 마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사람이 가장 많다. 쾌적한 환경에서 차분히 작품을 감상하려면 일단 주말은 피하는 것이 좋고, 평일에도 오후 2~5시를 제외한 다른 시간대에 방문하는 게 현명하다.
가장 좋은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과 오후 5시 이후.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개관이니 아침 식사 후 방문하거나 예닐곱 시께 느지막이 찾으면 여유롭다. 티켓 구매는 폐관 40분 전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월요일은 휴관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주말은 꼭 티켓예매를
주말에는 표를 사는 데만도 30분 이상 걸릴 때가 많다. 표를 산 후 입장 대기하는 데에도 30분 이상 소요, 관람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진맥진할 우려가 있다. 주말은 예매 창구를 따로 운영하므로 시간과 체력을 저축하려면 티켓을 미리 예매하는 게 좋다. 티켓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전화(1588-7890)와 인터넷(http://www.ticketlink.co.kr)으로 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예습은 기본
평생 일관된 작품세계를 추구한 작가들과 달리 반 고흐의 작품은 시기는 2, 3년 주기로 빠르게 변화한다. 어두운 색채로 하층민의 삶을 그린 초기 네덜란드 시기(1881-1885), 인상파의 빛을 발견하고 밝은 색채로 변화한 파리 시기(1886-1888), 색채미술의 절정에 도달한 아를 시기(1886-1888), 정신병원에 입원해 자연묘사에 매진했던 생레미 시기(1889-1890), 불꽃 같은 생의 마지막을 보낸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 등 화풍의 변화를 미리 숙지하면 개별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반 고흐 관련 서적을 통해 작품마다 서려 있는 반 고흐의 애달픈 사연들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불멸의 화가와 가슴으로 교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친절한 도슨트, 편리한 오디오 가이드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감상하려면 도슨트의 안내를 받거나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총 30분이 소요되는 도슨트 안내는 평일 오전 10시 30분, 11시, 오후 1시, 3시, 5시, 7시, 주말과 휴일엔 오전 10시 30분, 11시, 오후 1시, 5시, 6시에 받을 수 있다. 대여료 2,000원인 오디오 가이드는 주요작품 30점에 대해 설명하는데, 다 들으면 총 50분이 걸린다. 도슨트와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후 혼자 다시 한 번 전시실을 돌며 나만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자.
◆3층 드로잉부터 본다
이번 전시는 시기별 구성이라는 원칙 하에 제작연도순으로 작품을 걸었지만, 유화와 종이작품은 따로 구분했다. 그 결과 가장 초기에 해당하는 종이작품이 3층 마지막 전시실에 걸려있다. 초기 작품부터 화풍의 변화를 꼼꼼히 살펴보려면 일단 미술관 3층의 종이작품 전시실로 올라간다. 네덜란드 시기의 드로잉과 판화 작품을 관람한 후 2층으로 내려와 초기 유화를 보고 다시 3층으로 올라가 생레미와 오베르 시기의 유화를 보면 반 고흐의 작품세계를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가벼운 옷차림과 편안한 신발
사람이 많다 보니 전시실 안이 몹시 덥다. 유화 전시실의 적정온도는 22~23도이지만, 체열로 25도를 넘길 때도 있어 미술관 측은 거의 난방을 하지 않고 있다. 쾌적하게 관람하려면 1층의 사물함에 외투와 짐을 넣어둔 후 가벼운 옷차림으로 둘러보는 것도 지혜다. 여성들의 경우 굽이 낮은 플랫슈즈를 신는 것도 센스. 전시문의 1577-2933
◆특명…'자화상'을 놓치지 마라
전시되는 작품 중 보험가액 1,000억원으로 가장 비싼 작품 중 하나인 '자화상'은 2층 파리시기 전시실 왼쪽 벽에 홀로 걸려있다. 그림 크기가 작다 보니 못 보고 나가는 사람 많다는 후문. 이번 전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자화상'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왼쪽 벽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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