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5일 BBK 주가조작 및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연루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수사 검사들을 배석시킨 상태에서 기자들과 점심식사도 거른 채 약 3시간에 걸쳐 일문일답을 가졌다. 수사팀은 이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여부, BBK 실소유 여부 대목은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다스 실소유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수사력을 집중했으나 이 후보 소유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아 무혐의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며 여지를 남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BBK 실소유 여부
_이면계약서 진위 여부 어떻게 확인했나.
“계약서 내용대로 BBK 주식 61만주가 LKe뱅크로 매도됐다면 주주명부 개서, 회계처리, 대금 지급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것이 이행된 흔적이 전혀 없고 김경준씨도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회사 직원들에 따르면 김씨가 평소 이 후보의 도장을 회사 금고에 보관했고, 금고 비밀번호도 김씨와 부인 이보라씨가 관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00년 7월께 이보라씨가 이 후보의 도장이 찍힌 문건의 복사물을 주며 똑같은 도장을 새겨오라고 지시를 해서 새겨다 줬다는 직원 진술도 있었다. 김씨를 상대로 추궁했더니 20001년 2월21일 작성된 것이라는 (초기) 진술을 바꿔 ‘2001년 3월께 내가 문안을 작성해 이 후보에게 서명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_김씨는 한글계약서에 이 후보가 직접 도장을 찍었다고 하는데.
“자기가 도장을 갖고 가서 ‘찍어주십시오’했더니 찍어줬다고 한다.”
_김씨는 BBK가 자기 회사라는 걸 인정하고 있나.
“‘EBK증권중개 허가가 나서 LKe의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BBK는 여전히 내가 100% 주식을 갖는다’는 김씨의 자필 메모가 있다.”
_자필 메모는 어디서 확보했나.
“이야기할 수 없다.”
_이 후보의 명함도 논란이 됐는데.
“인터뷰나 명함은 결국 BBK가 누구 소유냐가 문제인데 여러 증거로 볼 때 객관적으로 BBK가 김씨 소유이고 이 후보와 무관하다는 것이 확인이 돼 더 이상 수사할 필요가 없어 확인하지 않았다.”
● 다스 실소유 여부
_이 후보의 형 이상은씨의 도곡동 땅 매각대금 17억9,200만원이 다스로 들어갔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이상은씨 소유는 제3자의 것이라는 8월 수사결과와 모순되지 않나.
“오늘 발표는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가 아닌 것 같다’가 아니고 ‘이 후보의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이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7억9,200만원이 1995년 8월 이상은씨 명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다스에 들어갔고, 2000년 12월 10억여원이 다스 대표이사 가지급금 명목으로 들어갔다. 우리도 의심을 했고, 가지급금 명목은 의미가 없으니까 유상증자와 관련해 수사를 열심히 했다.”
_7억9,200만원은 이상은씨 것이 아니라는 뜻인가.
“도곡동 땅의 소유자를 가려내기 위해 땅을 살 때 돈을 낸 사람을 추적했지만 계좌추적이 5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 그러나 땅 매각대금이 이상은씨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들어갔다고 해서 땅 소유자가 곧 이상은씨의 다스 지분 소유자와 일치한다고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게 있으면 연결계좌를 추적했지만 다스에서 이 후보에게 돈이 간 게 없었다. 이 후보의 것이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혐의없음’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_다스의 김성우 사장은 어음할인을 받아 190억원을 BBK에 투자했는데 의혹이 없나.
“이익잉여금이 있었고 김경준씨가 연간 30% 이상 수익을 내주겠다고 해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정상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 주가조작 공모 등
_이 후보의 측근 김백준씨는 2001년 10월까지 Lke에서 월급을 탔는데 법인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을 몰랐나.
“계좌는 이모씨가 사실상 관리하고 Lke돈이 처음부터 마프펀드로 가기로 예정돼 있어서 이 후보나 김백준씨는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실제 김경준씨가 관리를 했다는 것이고, 계좌가 이용되는 줄은 몰랐다. 회사에 일주일에 한 번 나갔다고 한다.”
_결국 이 후보가 김씨에게 속았다는 건가.
“애초 김경준씨는 다스 투자금 중 100억원을 해외에서 돈세탁해서 EBK 자본금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BBK 소유자가 누군지와 직결되는 문제다. 조사해보니 AM파파스Llc는 유명한 회사다. 실제 그 회사에는 해외투자 담당 이사 래리 롱이 있다. 결국 김경준씨가 두 사람을 다 속인 거다. 김경준씨가 이 후보측과 100억원짜리 계약을 체결할 때 래리 롱에게 전화를 해서 ‘한국에 놀러오라’고 전화를 했다. 김백준씨와 이 후보에게 정상적 외자 투자인 것처럼 꾸민 것이다.”
_해외 계좌 추적이 어렵다고 했는데 어떻게 돈 흐름을 밝혀냈나.
“2002년부터 자금추적이 많이 이뤄졌다. 그 뒤 미국 사법당국의 자금추적 공조로 많은 게 이뤄졌다. 자금 흐름은 명확히 규명이 됐다. 어떤 개별 계좌 물어봐도 다 확인해 줄 수 있을 정도다. 자금 추적 100% 돼 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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