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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물집·반점에 극심한 통증… 겨울철 불청객 대상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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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물집·반점에 극심한 통증… 겨울철 불청객 대상포진

입력
2007.12.10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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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모(29ㆍ여)씨는 최근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연이은 야근에다 스트레스로 인해 열이 나고 등과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박씨는 감기몸살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약국에서 해열ㆍ진통제만 사먹고 병원을 찾지 않았다.

4일 정도 지난 뒤 오른쪽 허벅지에 붉은 발진이 돋고서야 병원을 찾은 박씨는 대상포진(帶狀疱疹)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상포진이 찬바람을 타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병했던 대상포진은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 20, 30대 젊은이도 많이 발병

대상포진은 박씨처럼 환자 대부분이 질환 자체를 잘 모르는데다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초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않다. 대상포진 환자의 88.2%가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스스로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대한피부과의사회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또한 대상포진을 노인병으로 잘못 아는 것도 치료시기를 놓치는 원인이 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많이 발병하지만 젊다고 안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2004년부터 4년간 진료한 대상포진 환자 1,8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가 20, 30대 환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현대인의 복잡한 생활 스타일과 환경오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젊은이들의 면역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 수두 바이러스 재발해 생겨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병균은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로 2~10세 어린이에게 수두를 일으킨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오랫동안 잠복해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생체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해 대상포진이 유발된다”고 말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생겨서 대상(帶狀ㆍ띠 모양)포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발병률은 수두 경험자 5명 중 1명 꼴이다. 특히 신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환절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발병한다. 주의할 점은 초기 증세가 감기나 신경통과 비슷해 적당히 쉬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찬 교수는 “대상포진은 대부분 한 달 이내에 낫지만 환자 10명 중 1, 2명은 ‘포진 후 신경통’으로 고생할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이 치료된 뒤에도 몇 주나 몇 개월, 혹은 몇 년간 신경통이 계속되는 후유증을 말한다.

■ 몸 한쪽으로 극심한 통증과 물집

대상포진에 걸리면 처음엔 몸의 한쪽 부위가 몹시 아프다가 피부에 반점과 함께 물집이 생긴다. 통증은 가슴 허리 팔 얼굴 순으로 많이 나타난다. 그래서 신경통이나 디스크, 오십견, 늑막염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이 몸의 어느 한쪽에만 나타날 때에는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가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 있는 신경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증상이 한 쪽으로만 나타난다. 두통을 호소하거나 팔다리가 저린다는 사람도 있다. 숨쉬기가 곤란하고 근육통,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한 경우 ‘산고(産苦)보다 더한 고통’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통증이 나타나고 3~10일 지나면 피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드문드문 나타나다가 점점 뭉치면서 띠 모양이 된다. 그러다 점점 껍질이 딱딱해져 1~2주 지나면 딱지가 떨어진다.

■ 조기 치료해야 후유증 줄인다

진단ㆍ치료는 피부과나 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 하면 된다. 물집이 생긴 뒤 3일 안에 항바이러스 주사제를 맞으면 발진과 통증이 가라앉고, 포진 후 신경통 발병 위험도 줄일 수 있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치료를 받을 때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고 목욕할 때도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닦아주어야 한다”며 “수유 중인 여성은 치료 약물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므로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아기와의 접촉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과음이나 과식, 과로를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사로 신체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 대상포진 환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전염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전에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이나 어린이, 입원중인 환자에게는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격리하는 게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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