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의 금융 부채가 사상 처음 600조원을 넘었다. 가구 당 빚이 3,819만원인 셈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누르니까 신용 대출이 늘어나는 등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3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금융권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10조6,438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말보다 14조2,031억원이 증가했다. 통계청의 2006년 추계 가구수(1,598만여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가구당 금융 부채 규모가 3,819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분기당 20조원 이상 증가했던 가계 신용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1분기(4조5,534억원) 2분기(9조9,238억원) 등 올 들어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하지만 이처럼 3분기에 다시 급증세로 돌아선 것은 이른바 '풍선 효과'의 영향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규제가 없는 신용 대출을 크게 늘렸고,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대폭 대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주택 관련 대출은 1조원 남짓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신용 대출이 5조원 가량 확대되면서 3분기에 총 6조114억원 가계 대출을 늘렸다. 비은행 금융회사 중에서는 규제가 덜한 신협, 새마을금고 등 신용협동기구 대출이 3조7,968억원 확대됐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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