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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외국인 새해엔 돌아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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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외국인 새해엔 돌아설까

입력
2007.12.0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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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가히 절대적인 존재였다. 외환위기로 도산 위기에 빠진 기업 주식을 왕창 사들여 ‘큰 손’으로 등장한 이래, 주가는 늘 이들의 꽁무니를 좇아 다녔다. 웬만한 호재나 악재를 신경쓰느니, ‘안목 깊은’ 외국인을 따라 사고 파는 게 더 확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 흐름이 변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시가총액 기준)이 최근 3년 동안 10%나 낮아지는 동안 주가는 오히려 2배나 뛰었다. 올 7월 이후 외국인이 줄기차게 ‘팔자’세를 이어가는 동안에도 주가는 2,000선을 수차례 넘나들었을 정도다. 이쯤되면 더 이상 외국인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여전히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날, 제 1원인은 외국인 매도로 꼽힌다. 내년 외국인들의 움직임과 영향은 어떨까.

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32.52%로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2004년 4월 44.11%로 꼭짓점을 찍은 뒤 내림세로 돌아서 올 들어서 만도 4.7%나 떨어졌다. 한때 100원 어치 주식 가운데 44원 가량을 갖고 있던 외국인들이 최근 32원 수준이 될 때까지 꾸준히 팔아치웠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외국인들의 ‘팔자’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략 30% 수준까지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주가수익률(PER), 주가수준 등 우리 증시의 ‘펀더멘털’에 비춰 외국인이 가진 주식이 아직 많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ㆍ달러 환율, 유가, 금리 등 전세계적 거시변수가 외국인에게 우호적이지 않아 내년에도 팔자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누적된 13조원의 외국인 순매수액도 내년에 나올 가능성이 높고 조만간 늘어날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의 부실자산 상각 과정에서도 선진 증시보다 신흥시장의 보유지분을 먼저 줄일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리는 정도는 올해보다 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이 내놓는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세력이 점점 늘고있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내년 증시전망에서 “투신과 연기금 등 기관이 외국인 매도 충격을 흡수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 여기에는 안정적인 펀드자금 유입과 주식시장 안정이라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이밖에 최근 지수 조정으로 주가가 꽤 떨어진 만큼 기존 외국인이 ‘사자’세로 돌아서거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오일머니, 차이나달러, 국부펀드 등 새로운 외국인 매수세력이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 매도는 ‘안되는’ 업종이 아닌 ‘많이 오른’ 종목을 판 ‘이익실현’ 차원이어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글로벌 시장의 위험으로 모든 투자금을 거둬들이는 ‘시장이탈’만 아니라면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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