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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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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입력
2007.12.0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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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 언론사의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1~3위다. 12월 19일 대선에서 이 가운데 선두인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상상의 날개를 펼쳐 보자. 국민은 꽤 골치가 아플 것 같다.

그는 곧바로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이게 참으로 허무맹랑한 내용 아닌가.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떡하니 만들어 놓아도 하루에 다니는 배가 고작 몇 척에 불과하고, 그나마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틀이나 걸린다. 암만 주판알 튕겨 봐도 이문이 남지 않는다. 그리고 한강과 낙동강 수계 주민의 취수원 바로 옆에 배가 동동 떠다닌다는 것도 무척 찝찝하다.

이 후보 측은 대책으로 강변여과수 체계 도입, 식수전용댐 이용 등을 운운하는데 또 비용이 늘어난다는 얘기 아닌가. 이쪽으로 봐도, 저쪽으로 봐도 걱정되는 것 투성이어서 국민들은 '대운하 제발 하지 말라'고 말리겠지만 '한 성격'하는 이 후보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일 것이다. 큰 싸움으로 번질 게 뻔하다.

그는 또 747공약(연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 달성)을 실천하기 위해 안달복달할 것이다. 국민들은 이 공약에 엄청난 기대감을 갖고 있어 현재 그가 고공 지지율을 유지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국민적 기대는 대통령 이명박에게는 일종의 짐이 된다. 성과가 나와야 하니 박정희식으로 무리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수밖에 없다.

특히 747공약 달성을 위해 이 후보가 실행할 재벌에 대한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이 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을 20 대 80의 양극화 사회로 만들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활화산처럼 폭발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위기 극복에도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원래 여당인 한나라당은 그의 지원 세력이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라는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친박 그룹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게 되고, 이들은 이 후보가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마구잡이로 흔들어 댈 것이다.

또 대통령 당선 후 잠시 묻혀 있던 각종 비리 의혹들은 위기 때마다 다시 고개를 쳐들 게 자명하다. 말도 함부로 하는 스타일이니 설화(舌禍)로 위기를 키우는 일 역시 잦을 것 같다.

이 전 총재도 만만치 않다. 그는 이 후보의 대북 정책이 좌파 코드라고 믿는 사람이다. 그는 얼마 전 '첫 단추론'이라는 이름의 대북 정책을 발표했다.

북한과의 마찰을 감수하고서라도 첫 단계부터 대북 상호주의와 국제공조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 사사건건 토를 달아 북한을 압박할 것이 틀림없다. 북한 역시 기를 쓰고 대들면서 남북 관계는 냉전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정 후보는 또 어떤가. 범여권 통합은커녕 신당 내 통합도 못 이룰 정도로 지도력이 맹탕인 그다. 아마 약해 빠진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개성공단을 업적으로 내세운 만큼 북한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데 임기 내내 퍼주기 논란에 시달릴 것이다.

우리 국민은 무능한 노무현 대통령 치하에서 지난 5년 간 참 힘들게 살았다. 그런데 지금 대선후보들을 봐도 모두 변변치 못하니 또 5년은 고생을 해야 할 것 같다.

이은호 정치부 차장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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