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자 등록이 어제 시작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등이 첫날 등록을 마쳤고, 오늘 등록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을 포함하면 후보자가 20명 가까울 모양이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선거구도는 단순했다. 한나라당 이 후보 혼자 선두였고, 이 전 총재와 신당 정 후보가 이 후보의 절반 정도의 지지율로 중간그룹에, 창조한국당 문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 후보, 민주당 이 후보 등이 한 자릿수 지지율로 후위그룹에 속해 있다. '1강 2중, 기타'의 선거구도다.
이 구도를 흔들 변수는 검찰 수사가 한창인 BBK 사건뿐이다. 후보 등록 직전에 이뤄진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약 63%는 이 사건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주장을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검찰수사 결과 이 후보의 BBK 사건 관련성이 분명해져도 지지자 가운데 4분의 1 정도만이 지지를 철회할 뜻을 밝혀, 이 후보 낙마 등 근본적 구도 변화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이번 여론조사에 근거한 모의실험 결과 BBK 사건과의 관련성이 밝혀져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이회창 후보가 반사이익을 크게 누리는 반면 신당 정 후보 등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 상승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됐다.
즉, 이명박ㆍ이회창 두 후보가 지지율 24.5% 대 22.7%의 접전 상태에 접어들고, 신당 정 후보가 15.9%로 그 뒤를 따르는 '2강 1중, 기타'의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드러났다.
'1강 2중' 그대로 가느냐, '2강 1중'으로 재편되느냐를 판가름할 BBK 수사는 섣부른 예단을 허용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한나라당에 뿌리를 둔 두 이 후보의 득표경쟁이라는 점에서 5년 전 '김대업 병풍사건'과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부동표가 크게 늘어났고, 범여권 후보단일화도 실낱같은 가능성은 남아 있다.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대결구도가 불확실한 대선은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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