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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닉슨 시절 비밀문서 공개/ "1965년 이스라엘이 핵물질 입수한 곳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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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닉슨 시절 비밀문서 공개/ "1965년 이스라엘이 핵물질 입수한 곳은 미국"

입력
2007.12.0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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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60년대 후반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이 중동의 ‘핵 경쟁’을 촉발할 것을 우려했으나 결국 이스라엘의 핵무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립문서보관소가 28일 ‘닉슨 기념도서관’에 보관된 문건 중 비밀 해제한 1만여쪽의 비망록, 외교전문, 서한 등에 따르면 1969년 7월 닉슨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당시 헨리 키신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비망록에서 “핵 프로그램과 관련, 이스라엘은 우리를 일관되게 속여왔다”면서 “이스라엘에 있는 은닉처를 모두 다 뒤질 수 없기 때문에 사찰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전 전 보좌관은 “정황 증거로 볼 때 이스라엘이 1965년 무렵에 핵분열 물질을 불법 입수한 곳은 미국”이라고 인정했다. 키신저의 비망록은 그러나 이스라엘이 ‘6일 전쟁’을 치른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절대적으로 인정한다는 차원에서 핵무장을 기정사실화했다.

키신저는 나아가 이스라엘 핵확산에 따른 국제적 비난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거나 아예 관련 정보를 모른다고 발뺌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닉슨 대통령에게 건의하기까지 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내부고발자)’로 자신의 사임을 불러온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의 2인자 마크 펠트를 FBI 국장에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화를 자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닉슨 대통령은 1972년 전ㆍ현직 FBI 간부, 민간 정보 전문가들이 펠트를 사망한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의 후임에 추천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펠트는 급기야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지시했음을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에게 제보했다. 펠트는 2005년 자신이 ‘딥 스로트’임을 스스로 공개했다.

이와 함께 1970년 시리아가 요르단을 대규모로 침공했을 때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미국과 영국이 즉각 전쟁에 개입해 육지와 공중에서 시리아군을 격퇴시켜 줄 것을 요청했던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후세인 국왕은 요르단군이 맥없이 패퇴하자 새벽 3시 한 미국 관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만큼 시리아군에 대한 공습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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