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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中 장시성 우위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잊어버린 고향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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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中 장시성 우위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잊어버린 고향같은…

입력
2007.12.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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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시(江西)성 우위앤(무源)은 독특한 관광지다. 산과 물의 장관을 보는 곳도, 역사 고적을 보는 곳도 아니다. 자연과 촌락이 어우러진 조화를 감상하는 곳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이곳을 ‘중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촌락’이라고 부른다.

황산(黃山) 자락 우위앤현(縣)에 들어서면 모든 집들이 하얗다. 현내 406개 촌락이 다 하얗다. 산과 들, 배경만 빼면 지중해 그리스 섬의 하얀 집들이 떠오른다. 대부분 청(淸)대에 지어진 집들이다.

주위의 산과 들은 한국의 그것을 닮았다. 곡선인 구릉의 자태와 그 밑에 옹기종기 있는 논들은 우리의 농촌이나 산촌과 비슷하다. 단풍이 곱게 든 구릉 속에 들어앉은 흰색 마을들은 한 폭의 수채화다. 봄에는 마을마다 심은 유채꽃으로 온 세상이 노랗다. 중국인들이 가장 은거하고 싶어하는 곳이다.

산이 많고 물이 풍족한 이곳에서 마을들은 꼭 실개천이나 계곡을 끼고 있다. 물길이 마을 가운데로 흐르거나 마을을 감싸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 물로 빨래하고 밥을 짓는다. 개울 밑에는 이곳 붉은색의 토종 민물고기가 물을 정화해주는 수초 사이를 오간다.

이곳의 대표적 촌락인 장완(江灣)의 골목길에 들어선다. 장완은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조상이 살았던 집성촌이다. 안내인은 우위앤이 ‘후이상(徽商)’의 본거지여서 가옥이 흰색이라고 설명했다.

우위앤은 지금은 행정구역상 장시성에 속하지만 청대까지만 해도 안후이(安徽)성에 속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장사를 잘 해서 후이상이라고 불리웠다. 당시에는 사농공상의 신분 구별이 엄격해 상인들의 집은 반드시 흰색으로 칠해야 했다. 지금은 이런 건축양식을 ‘후이파이(徽派)’라고 한다.

가옥 구조도 독특하다. 커다란 집에 창문 크기는 가로 세로 30cm에 불과하다. 장사하러 나가 오랫동안 집을 비우기 때문에 가족의 안전을 고려해서 그렇게 만들었다. 집에 쌓아둔 재물을 보호하려는 상인 특유의 보호본능도 있었을 것이다. 돈을 잘 벌기로 유명한 후이상들은 마을을 윤택하게 꾸몄다.

장완 마을의 정원인 샹시앤위앤(鄕賢園)은 부를 쌓은 상인들이 사대부들 못지않게 풍류를 즐겼음을 일러준다. 200여평의 인공호수에 올라앉은 누각에 서면 시심이 저절로 샘솟는다. 은행 역할을 했던 가옥, 사대부의 가옥, 관헌의 가옥들은 그 크기와 형태가 조금씩 달라 차이점을 구별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리컹(李坑)마을은 계곡이 마을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계곡은 현재에도 주민의 생활 중심이다. 한가롭게 조각배들이 지나다니고 집집마다 계곡으로 턱을 내민 그루터기에서는 아낙네들이 빨래를 한다.

우위앤에서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마을 곳곳의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집들을 훑어봐야 하고 이곳에서 논농사를 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폭이 1m도 되지 않는 작은 골목길들을 거닐 때면 여러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 생각들은 결코 무겁지 않다.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뛰놀던 그런 장면들이다. 왜 매년 250만명의 중국 도시인들이 팍팍한 도시를 벗어나 이곳을 찾아오는지 이해가 됐다.

우위앤에서는 무지개다리라는 뜻의 차이홍차오(彩虹橋)와 스시춘(思溪村) 등도 꼭 봐야 한다. 산수와 인간이 이처럼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우위앤은 주희(朱熹) 등 수 많은 중국 문인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 여행수첩

■우위앤은 장시성에 속해있지만 인근 후베이(湖北)성이나 안후이(安徽)성과 가깝다. 장시성 성도 난창(南昌)에서 우위앤까지는 자동차로 4시간 30분 거리,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는 3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우위앤은 중국의 명산 황산(黃山)에서 가까워 황산을 즐긴 다음에 찾아도 좋다.

■이곳의 특산물은 홍(紅) 녹(綠) 백(白) 흑(黑) 4색으로 대표된다.

■홍은 붉은빛 민물고기 허파오홍위(荷包紅魚)로 맛이 고소하다. 녹은 녹차를 일컫는데, 예전 이곳에서 생산된 녹차는 황제에게 진상될 정도였다. 녹차의 맛은 항저우(杭州)의 롱징(龍井)차 맛과 비슷해 우리 입맛에 맞다. 백색은 흰색을 띠는 배(雪梨)를 가리키는데 꽤 맛있다. 이곳에서 나는 벼루와 연적은 흑색을 대표한다. 모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서 별 부담이 없다.

■우위앤은 관광지로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호텔 등 관광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우위앤 현 바로 옆에는 도자기로 유명한 징더전(景德鎭)이 있다.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징더전과 함께 찾으면 좋겠다.

우위앤(중국)=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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