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전다웠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승리가 잡힐 듯 잡힐 듯했지만 끝내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2008베이징올림픽 본선 직행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한국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3-4로 아깝게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일본은 2승으로 선두로 나섰고, 한국과 대만은 1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은 3일 오후 필리핀(2패), 일본은 홈팀 대만과 최종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일본이 대만을 꺾는다면 3전 전승으로 베이징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게 된다. 물론 실낱 같은 희망은 남아 있다. 한국이 최약체 필리핀을 물리치고 대만이 일본전에서 큰 점수차로 이기면 한국과 대만, 일본 모두 2승1패로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 경우 동률 팀간 이닝당 최소 실점, 평균자책점, 타율, 출루율 등을 따져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이번 대회 2, 3위팀은 내년 3월 대륙별로 탈락한 8개국이 참가하는 플레이오프에서 3위 안에 들면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초반 분위기는 한국이 잡았다. 한국은 1회말 2번 고영민이 상대 좌완 에이스 나루세 요시히로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솔로포를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일본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 2사 1ㆍ3루에서 8번 오무라의 좌전 적시타로 간단히 동점을 만든 뒤 9번 모리노의 내야땅볼 때 2루수 고영민의 포구 실책을 틈타 역전에 성공했다. 3회에는 2사 2루에서 아베가 좌전 안타를 날려 추가점을 뽑았다.
한국도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았다. 4회 선두 고영민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하자 3번 이택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 2-3으로 따라 붙었다. 그러나 계속된 찬스에서 김동주와 이대호가 연속 삼진, 박진만이 범타로 물러나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자 양팀 벤치는 철저한 계투 작전으로 맞불을 놓았다. 한국은 선발 전병호에 이어 장원삼(3회)-한기주(5회)를 투입했고, 일본은 나루세를 4회 강판시킨 후 주니치의 특급 선발 가와카미와 마무리 이와세를 연속으로 투입했다.
한국은 2-4로 뒤진 8회말 김동주의 중전 안타와 이대호의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만든 1사 2ㆍ3루에서 이종욱이 희생 플라이를 날려 1점차까지 쫓아갔으나 2사 1ㆍ3루에서 대타 박경완이 이와세에게 삼진을 당하며 역전 기회를 놓쳤다.
1일 대만전에서 5-2 승리에도 불구하고 삼진 13개를 당했던 한국 타선은 이날도 10개의 ‘K’를 기록지에 새기며 전세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2루 이상의 득점권에서 9타수 1안타에 그치며 잔루가 무려 9개나 됐다.
타이중(대만)=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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