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권석 기업은행장이 3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7세.
강 행장은 지병 치료를 위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오전 7시25분께 타계했다. 4월부터 편도종양 치료를 받아 온 강 행장은 잠시 차도를 보이는 듯 했으나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이달 24일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빈소는 서울 현대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회사장(기업은행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2월 3일 오전 7시. 유족으로는 부인 민선희씨와 딸 2명이 있다.
강 행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면서도 시장 상황에 밝아 관가와 시장을 두루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로 꼽혀왔다. 행시 14회로 옛 재무부에서 첫 공직에 발을 담근 강 행장은 이재국ㆍ증권국ㆍ보험국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 및 증선위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거쳐 2004년 기업은행장에 취임했다.
특히 올 3월 국책은행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연임에 성공하며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강 행장의 급작스런 타계는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수ㆍ합병(M&A) 없이 자력으로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고, 지난해 사상 최초로 기업은행을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시키는 등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 연임의 발판이 됐다. 유력한 경쟁자가 중도에 낙마하는 등 행운도 뒤따랐다.
합리적인 성품의 강 행장은 치밀한 기획력과 추진력, 그리고 리더십을 겸비한 외유내강형 인물이라는 평을 받았다. 행장 재직 중 ‘우산론’ ‘일기예보론’ ‘기업주치의론’ 등 금융시장에 다양한 전략적 마인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강 행장의 한 지인은 “고인은 다양한 생각을 곧 바로 실천에 옮기는 인물이었다”며 “대인관계도 뛰어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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