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정치의 완성을 통한 민주주의 확장론을 펴고있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이번 대선에 대해 "투표자들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최악의 대선"이라고 평했다.
최 교수는 23일 서울 평창동 대화아카데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2007년 대선과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연설문을 통해 이번 대선의 주요 후보들에 대해 촌평을 했다. 그는 '이 아무개, 정 아무개' 식으로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경제를 살릴 능력을 갖고 있으나 드러난 부정비리의혹 만으로도 도덕성에 거의 치명적 흠결이 생겨 민주주의하에 법의 지배여부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동영 후보는 "그의 정책, 비전은 실체적 대안이나 일관성이 없어 레토릭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문국현 후보는 여권의 해체가 가져온 아웃사이더라며 "급조된 그의 정당은 누구를 대표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차떼기 정당, 국세청으로부터의 선거자금 동원을 주도한 정당의 책임자로서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에 대해서는 "정당 이름과 달리 소외된 계층을 대표하기보다 코리아연방공화국 이라는 말로 상징되듯, 추상적이고 포괄적이고 중산층적 관심사인 민족통일 문제를 강조하는 후보"라며 정체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최 교수는 "정당없는 민주주의는 강력한 지도자를 열망하게 돼, 선거가 오로지 정권획득이 목표요 가치가 되는 무규범적 게임이 된다"며 "정당체제의 불균형, 불안정문제의 해결이 정치개혁의 중심적 관심사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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