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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희망 선포식 "땅 파기" "말 잔치" 비전보단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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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희망 선포식 "땅 파기" "말 잔치" 비전보단 설전

입력
2007.12.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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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2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 희망 선포식'에서다. 행사에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민노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참석했다.

후보들은 축사를 통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제시하며 중소기업인들의 표심잡기에 주력했다. 특히 옆 자리에 앉은 정 후보와 이 후보는 행사 내내 얘기도 나누지 않은 채 냉랭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연설을 통해 직설적으로 공격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처음 마이크를 잡은 정 후보는 "대통령 출마하면서 '중통령'의 시대, 중소기업과 통하는 대통령을 하고 싶다고 선언했다"며 "정동영이 당선되면 정부를 개혁해 장관수를 줄이겠지만, 지식중소기업부를 만들어 중산층의 시대로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우리는 경제지도자를 대망하지만 누구를 위한 경제인가 철학이 중요하고, 땅 파는 중심, 대기업 중심 사고에서 바꿔야 한다"고 이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국 중 한 세대 동안 기업사장 출신 총리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한 명이었지만, 뇌물과 부패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태국의 탁신 총리도 실패한 지도자였다"며 이 후보의 부패이미지를 적극 부각했다.

이어 등단한 이명박 후보는 "불행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정치인 뒤에 나왔다"고 말문을 연 뒤 곧바로 "(자영업자들이) 솥뚜껑을 다 던지고 못 해먹겠다는 지경이 됐는데 말 잔치로 해결될 수 없다"며 정 후보를 직접 공격했다.

그는 또 "지난 5년, 10년 잘 하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해야지, 어떻게 됐나"라며 "지난 10년 동안 어느 정권보다 양극화가 더 벌어졌고 중산층이 30% 줄었다"며 정 후보와 노무현 정부를 연결했다.

이 후보는 '중소기업 홈쇼핑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에 대해 "IPTV 등 방통융합 시대가 열리면 채널이 수천 수만개가 되는데 할 수 있으면 업종별로 홈쇼핑을 하라"며 "내가 가진 경륜과 실천력으로 조용히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권영길 후보는 "선거 때는 중소기업정책 뿐 아니라 공약을 남발하지만, 후보 때와 대통령 때 말이 다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는 "노동부 장관시절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결을 위해 산업연수생제도를 도입했다"며 중소기업문제 해결사임을 내세웠다.

문국현 후보는 "유한양행의 조그마한 벤처사업부에서 시작해 아시아의 킴벌리 클라크 회사를 운영하며 중소기업의 갈 길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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