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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의 황정민…카멜레온, 4년만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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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의 황정민…카멜레온, 4년만의 귀환

입력
2007.12.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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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담담하다고 했다. 내년 1월 22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나인> 의 주인공 귀도를 맡아 2004년 <브로드웨이 42번가> 이후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는 한국 영화계 최고 우량주 황정민(37)의 뮤지컬 출연 소감치고는 너무 썰렁했다. 1995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으로 데뷔했으니 그에게 이번 공연은 배우로서 부쩍 달라진 위상을 안고 돌아온 친정 무대가 아닌가.

“관객이 알아봐주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 전 항상 배우로서 같은 자세로 연기해 왔으니까요. 물론 높아진 기대치에 대한 부담감은 있죠.”

그가 출연하게 될 <나인> 은 이탈리아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 영화 <8과 1/2>을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예술가로서 한계를 느낀 영화감독 귀도 콘티니의 현실과 환상이 뒤얽혀 그려진다.

17명의 여인이 등장하지만 남자는 귀도 단 1명만 나온다. 82년 브로드웨이 초연작으로 2003년 리바이벌 공연에는 영화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출연해 화제가 됐지만 여전히 한국 뮤지컬팬에게는 생소하다. 수많은 러브콜을 뒤로 하고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 작품을 고를 때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2003년 토니상 시상식 때 <나인> 의 한 장면을 우연히 접한 뒤 좀처럼 잊혀지지 않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의 출연 제의를 받았으니 보통 인연이 아니죠.”

그는 배우의 연기력 의존도가 높은 <나인> 의 출연을 처음엔 망설였다. 아내(뮤지컬 배우 김미혜) 역시 한국 정서와 동떨어진 내용이라며 반대했다. 그러다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느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세계 어디서나 같지 않을까 싶었다.

최고의 예술가로 칭송받지만 한계를 느끼고 조금씩 스스로를 발견해 가는 주인공 귀도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든다고 했다. 배우로서 열정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때로 자신도 과한 대접을 받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무대에 대한 애착이 큰 그는 내년 여름엔 연극 <웃음의 대학> 에도 출연한다. “대학로가 코미디 일색으로 변해가는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내 유명세가 연극의 대중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참에 영화를 통해 배운 자연스러운 대사 처리도 무대에 정착시킬 생각이다. 꾸준히 연극에 출연해 ‘40대 되기 전엔 햄릿, 50대엔 맥베스, 60대엔 리어왕을 연기하자’는 연기 포트폴리오의 꿈도 이루고 싶다고 한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그에게 매력을 비교해 달라고 부탁했다. “글쎄, 곱슬머리라는 점이나 못하는 노래를 잘 하는 것처럼 들리게 하는 점은 둘 다 비슷하지 않나요? 하하. 사실 노래 이전에 연기가 우선이죠. 연기가 뒷받침되지 않은 노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연기 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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