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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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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김민철

입력
2007.12.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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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이 자신의 개그에 웃음을 터뜨리지 않는 청중들에게 개그를 이해 못하는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한다면 어떻겠는가? 개그맨은 자신의 배꼽이 아니라 청중의 배꼽을 뽑아 놓을만한 개그를 해야 한다.”(9쪽) 철학자 김민철(40)씨는 철학을 위해 홀랑 벗을 준비가 돼 있다. 그리고 벗는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철학 강의를 할 때면, 나는 형이상학을 언제나 ‘그럴싸한 뻥’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면 청중들은 그야말로 내가 뻥을 친다고 생각한다. 형이상학은 고상하고 심오한 학문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말이 맞다.”(79쪽) 그에 대한 344쪽짜리 진술서가 <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이다.(그린비)

땅으로 내려온 그의 철학은 동시대 인간과 통하기를 갈망한다.

난해한 형이상학이 아닌 철학적 민주주의, 즉 인식의 과학을 지향한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8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다, 2000년부터는 대학의 철학 강의 또는 논술 지도 등에 종사하며 철학에의 요구를 체감해 왔던 터다. 철학과 현실 간의 함수 관계를 익히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다.

“올해 내로 너희들이 읽을만한 철학책을 내겠다고 연초에 고등학교 아이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킨 거죠.” 책은 영화 <매트릭스> 등 일반적 문화 현상까지 언급하며 생각하는 법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 간다. 논술 지도 교사를 양성하는 강좌를 운영하기도 한 김씨는 책이 그들에게도 유용하리라 기대한다.

이 책은 자신의 학문적 본류인 동양 철학에 관한 책을 내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논술 지도는 생계의 방편이죠. 이번 책의 반응이 좋으면 철학의 응용에 관한 책을 한 권 정도 더 냈다가 전공인 동양 철학에 관한 책을 쓸 생각입니다.” 그는 동양 철학, 그 중에서도 사변적ㆍ규범적인 유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앞서 할 일이 있다. “<블레이드 러너> <웰컴 투 동막골> 같은 대중 매체속의 철학을 묶어서 책으로 펴내볼 생각입니다.” 그의 유쾌한 철학은 생활만큼이나 선명하다. “운동, 특히 농구를 굉장히 좋아해요.”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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