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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두 공룡이 세계경제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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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두 공룡이 세계경제 뒤흔든다

입력
2007.12.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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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공룡이 세계경제의 지축을 흔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세계경제의 관리자로서, 중국은 신흥 성장동력으로서, 각각 글로벌 경제를 견인해왔지만 이젠 오히려 불안과 동요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다.

미국의 문제는 경기 ‘경착륙’ 여부다. 갈수록 악화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 경기는 급랭조짐을 보이면서 전 세계 증시에 위기를 전파하고 있다.

중국의 문제는 인플레다. 두자릿수의 고속성장속에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서면서 과열된 엔진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기감에 자아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문제 성격은 서로 판이하지만, 두 요소가 서로 화학적 상승작용 일으키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잘 매듭지어질 수 있지만, 잘못 건드리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을 낳을 수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 상황은 앞으로 계속될 침체의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떠안아야 할 손실 규모가 최대 3,000억달러(28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과열 경기도 폭발 일보 직전이다. 중국 당국의 잇딴 긴축조치에도 불구, 불붙은 인플레를 진화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내년 베이징올림픽이 분수령이다. 세계인의 이목은 이 스포츠제전에 맞춰져 있지만, 글로벌 경제의 관심은 오히려 올림픽 이후에 쏠려 있다.

최선은 미국경기는 연착륙하고, 중국의 인플레 역시 억제되는 것이다. 최악은 미국의 경착륙과 중국의 버블붕괴가 맞물리는 시나리오다. 현재로선 결과 어느쪽으로 기울지 전혀 예단키 어렵다.

거대 공룡의 틈바구니에서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은 이미 위기의 사정권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의 구호가 ‘바이 코리아(Buy Korea)’에서 또 다른 ‘바이 코리아(Bye Korea)’로 바뀐 가운데, 국내 증시는 22일 1,800선까지 무너졌다. 원화자산의 값어치가 떨어지면서 금리와 환율도 속등, ‘트리플 약세’(주가, 채권값, 원화가치 하락)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고유가압박 속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를 넘어서며 인플레 압력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자부장관)은 “미국 발 금융 위기와 중국의 인플레 수출 등이 맞물리면서 내년 한국 경제는 가장 어려운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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