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업계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법정 상한금리가 연 66%에서 연 49%로 낮아진데다, 정부 주도로 금융계 공룡인 은행이 서민금융에 뛰어들 태세다. 업계에서는 "이러다가는 모두 다 지하로 숨어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은행들에게 안방을 내줄 수는 없는 법. "고금리 영업으로 서민들의 피를 뽑아 먹는다"는 비판도 여전하지만, 제도권 금융기관이 책임질 수 없는 최후의 금융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업계 위기 방어의 최전선에는 '리딩 대부업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앤캐시가 있다.
최 윤 러시앤캐시 회장은 은행의 소비자금융 진출에 대해 "한국 경제 전체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일단 평가했다. 서민 소비자들이 현재보다 낮은 금리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서민 복지를 위해서도 또 소비자금융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방점은 위험 요인에 찍혔다. 2000년대 초 정부의 적극적인 카드 사용 육성 정책이 카드 대란을 야기했듯 자칫 소비자금융에 버블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제도권 금융회사가 돈을 빌려준다고 하면 서민들이 자신의 신용에 과신을 하게 되고, 아무 부담 없이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며 "자칫 서민금융이 무분별하게 확대되면서 또 다른 위기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이 최종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대부업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단 정부의 방침은 정해졌고, 은행들의 서민금융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러시앤캐시 입장에서는 이제 은행이 경쟁자일 수밖에 없다.
최근 신용평가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최저 연 18%의 파격적인 금리의 소액대출 상품을 시범 출시한 것도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선제 공격의 성격이 짙다.
최 회장은 "과거 부정적인 대부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서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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