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임박하면서 한국, 모로코, 폴란드 3개국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자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 개최 장소인 프랑스 파리 팔레 드 콩그레스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모로코가 네거티브 전술을 노골화 하는 바람에 유치전은 혼탁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모로코가 자국에 우호적인 국가를 무더기로 BIE에 가입시키면서 5월 유치 신청 당시 98개국이던 BIE 회원국은 석달 새 141개국으로 늘어난 상태다.
막판 흑색선전 난무
25일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에 따르면 모로코(탕헤르)는 최근 자국 표밭으로 분류한 아프리카 국가 대사들을 모아놓고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한국의 경제 협력이나 지원 약속은 일회성으로 신뢰할 수 없다”며 노골적인 흑색선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시아 국가 위주의 개최지 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던 수준에서 공세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모로코는 26일 개최지 결정투표에 맞춰 전세기 2대를 동원, 700여명의 유치단과 응원단을 파리로 공수하는 등 인해전술을 펼 계획이다.
폴란드(브로츠와프)는 BIE 가입국 급증과 관련,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소액의 예치금만 내면 즉각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 탓에 BIE 가입국이 최근 석달 새 40여개 국이 늘었고, 이들이 개최 도시 결정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됐다”고 뒤늦게 불만을 터뜨렸다. BIE 가입절차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압도적 표차로 1차 투표에서 탈락할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수,'하늘에 맡긴다'
여수 시민들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박람회 유치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25일 낮 12시 정각, ‘애~앵’사이렌 소리가 시 전역에 울려 퍼지자 휴일도 반납한 채 출근해 일하던 여수시 전 공무원과 시민들은 너나 없이 일손을 멈추고 박람회 유치 성공을 위한 ‘소망의 기도’를 올렸다. 이 기도는 여수세계박람회유치대표단이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현지 유치활동을 벌인 22일부터 매일 정오 때마다 계속되고 있다.
휴일을 맞아 여수 지역 대부분 교회와 성당, 사찰 등에서도 박람회 유치 기원예배가 열렸다. 이날 광주에서 가족들과 여수를 찾은 김성태(41)씨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 운행하던 차량을 세운 뒤 기도를 올리는 시민들의 간절한 모습에 순간 가슴이 멍멍해졌다”며 “꼭 여수가 박람회를 유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수시민들은 ‘기도의 효과’를 굳게 믿고 있다. 실제 여수시청 앞마당은 27일 새벽 박람회 유치 성공이라는 뜨거운 감동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한 시민 특별무대 설치작업으로 분주했다. 시민들은 유치대표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26일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이곳과 오동도 앞 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에서 밤샘 응원전을 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청사(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앞에서도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여수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와 응원전이 열린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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