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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야심 "野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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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야심 "野는 없다"

입력
2007.12.0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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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를 무기로 야당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다음달 2일 총선을 앞둔 집권여당 ‘통합러시아당’의 지지율은 65%, 푸틴 대통령은 무려 70%가 넘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총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는 이미 빛 바랜 의제가 됐고, 대신 총선 이후 푸틴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권력을 연장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이번 총선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의 성격으로 변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밝힌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정부’의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최근 야권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도 푸틴 대통령의 정권 구상과 무관치 않다. 통합러시아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이 총선에서 더 확실한 승리를 챙길수록 ‘의회권력’의 입지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25일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 페테르부르크에서는 반 푸틴 가두 시위를 하던 야권 인사들이 대거 구금됐다. 가두시위는 자유주의 성향의 야당인 우파연합(SPS)과 야블로코당이 주도했다. 내달 총선에 참여하는 니키타 베리크 SPS 당수와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의 SPS 후보로 나서는 보리스 넴초프, 막심 레즈니크 야블로코당 당수 모두 당국에 한때 구금되기도 했다.

야권 지도자 외에 2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24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왕년의 체스 챔피언이자 ‘다른 러시아운동’의 대선 후보인 개리 카스파로프 등 야당 인사 150여명이 붙잡혔다.

집권여당이 독주하고, 정부의 탄압으로 이렇다 할 야당이 보이지 않다 보니 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러시아 거리에서는 선거 열기를 찾기 힘들다. ‘통합러시아당’ 포스터만이 벽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고, 야당의 상징물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여당은 TV 토론회에는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있다.

11개 정당이 3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나, 이중 공산당만이 유일하게 의회 진출 가능 득표율인 7%를 넘는 상황이어서 자칫 러시아 의회가 통합러시아당과 공산당의 2개 정당으로 채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이번 총선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처음 치러져 돈과 조직이 없는 군소정당들은 그나마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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