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3일 서울 송파구의 재향군인회를 찾아 보수층 표심을 공략했다.
이 전 총재는 박세직 회장을 비롯한 향군회원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강경한 대북관을 소개하는 등 '선명한 보수론'을 강조했다.
그는 "안보와 대북 정책의 첫번째 조건은 북핵 폐기이고 그 다음이 개혁개방"이라며 햇볕정책 폐기를 주장한 뒤 "10년 동안 공짜 돈을 받은 북한이 쉽게 바뀔 리 없고 핵 전쟁 같은 것을 들고 나오겠지만 새 정권은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가시밭길임을 홍역을 치르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가 (북한에 대해) 기회를 보고 듣기 좋은 말만 해서는 안 된다. 지도자가 어떤 상황에서든 일관된 철학과 원칙을 가져야 국민을 끌고 갈 수 있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평화비전'을 겨냥했다.
이어 이 전 총재는 임진왜란 때 왜구 1만 5,000명과 싸우다 전원 순절한 의병 700명을 기리는 충남 금산 700의총을 최근 방문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일신을 포기하고 700명이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모두 사망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가르치고 전승해야 할 정직과 신뢰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출마 배경에 대해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상당히 높아 제가 뛰어 들어서 가망이 없는 상황이었고 BBK 사건이 이렇게 터질 때도 아니었는데 왜 나왔겠나. 내가 미쳤느냐"며 "진정한 보수의 정권 교체를 위해 나왔다"고 호소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삼성동 봉은사 법회에 참석, 불심 잡기에도 공을 들였다.
이 전 총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BBK 정국'에 대해 "진짜 모르겠다. 이전 입장에서 바뀐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캠프의 BBK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혜연 대변인은 BBK 관련 논평을 세 건이나 내고 "이 후보는 매우 부도덕한 사람이거나 사기나 당하는 어리석은 사람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냐"며 "진실게임 와중에 대선 후보가 끝내 거짓말쟁이로 전락해 버릴지 모르는 현실에 화가 치솟는다"고 공격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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