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3일 "검찰이 BBK 주가조작과 소유문제에 대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밝혀야 한다"며 "검찰이 이번 (후보) 등록할 때까지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 기소할 때 하든지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 자신은 거기에 대한 한 줌의 부끄러움이 없다"며 "그런 부끄러움을 갖고 주가나 조작하면서 회사는 소유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 지도자로서) 안 한 것을 한 것이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국민과 당원들이 '검찰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더불어 아마 저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검찰이 이 시대에 역사적 소명을 할 것으로 본다.
그것을 믿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2002년 (김대업 사건)과 같이 검찰이 한다면 역사를 거스르는 것이 아니고 역사를 10~20년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답답하지만 우리는 (검찰수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총 인사말을 끝낸 뒤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맙다.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이 후보는 이날 목소리가 잠기고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으나, 표정은 밝았다.
이 후보는 앞서 여의도 당사에서 엽소문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장(장관급)과의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경준 씨 가족이 주장하는 이면계약서가 가짜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은 검찰이 다 밝힐 테니 내게 물어보지 말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웃는 표정으로 "내가 무슨 말을 하겠나.
검찰에 물어봐야지"라며 "조금 기다려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날 같은 질문에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대답이 없던 것과 사뭇 달랐다.
이 후보는 또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연일 자신을 공격하는 다른 대선후보들을 겨냥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정치인들이 좀 조용히 해야지 정치인들이 자꾸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점잖게 충고하는 여유도 보였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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