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출범한 농구 대잔치는 97년 프로농구(KBL)가 탄생하면서 찬밥신세가 됐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겨울의 유일한 낙(樂)이었다.
80년대에는 이충희 박수교 김성욱의 현대와 김현준 신동찬 박인규의 삼성 그리고 허재 김유택 강동희의 기아가 전국 방방곡곡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다.
90년대에는 연세대의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서장훈, 고려대의 전희철 김병철 현주엽 신기성이 바통을 이어 받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2007 KB 국민은행배 농구 대잔치가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막, 다음달 7일까지 11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는 남자 1부 리그 12개, 2부 리그 7개, 여자 7개 팀이 출전해서 우승컵을 다툰다. 남자 1부에서는 30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는 중앙대와 양동근 등 프로선수들로 이뤄진 상무가 우승 후보다.
2부 리그에서는 지난 6월 전국대학농구 1차 연맹전 1부 리그에서 우승한 경북과학대가 눈길을 끈다. 전국 유일의 2년제 대학 농구팀인 경북과학대는 창단 5년 동안 두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린 신흥 강호다.
경북과학대 한상호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 대학 출신 중 8명이나 1부 대학에 편입했을 만큼 성과를 거뒀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여자부에서는 수원대 용인대 사천시청 김천시청 광주대 동아백화점 성신여대 7개 팀이 자웅을 겨룬다.
한편 대한농구협회는 한국 농구 100주년 기념 행사로 2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올드 스타전을 마련한다. 신선우(LG) 최희암(전자랜드) 안준호(삼성) 김진(SK) 허재(KCC) 유도훈(KT& G) 등 추억의 스타들이 양복 대신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선다.
여자 올드 스타전에도 조문주 유영주 정은순 등 반가운 얼굴들이 나온다. 또 양동근 하승진(연세대) 등 상무와 대학 선수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올스타전도 함께 열린다. 이날 입장은 무료, 농구 대잔치는 유료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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