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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필, 이번엔 브루크너다

입력
2007.12.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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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로 국내 클래식계에 ‘말러 신드롬’을 일으켰던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예술감독 임헌정의 지휘로 27일부터 2009년까지 2년동안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대장정이다. 창단 20주년인 2008년에 맞춰 준비해온 프로젝트다.

오스트리아 린츠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였던 안톤 브루크너(1824~1896)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신을 섬겼으며, 그의 교향곡들은 경건한 전례의식에 비유될 만큼 종교성이 짙다.

작품의 진수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난곡인 데다 대중성도 떨어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거의 듣기 힘들었다. 그러나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진 부천필의 말러 교향곡 완주 이후 브루크너에게까지 관심이 확장됐고, 수원시향과 제주시향 등이 꾸준히 브루크너를 연주해왔다.

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씨는 “브루크너의 작품은 꾸준히 참으면서 올라가기 때문에 감정적인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일어나는 폭발은 더욱 거대하다”면서 “이미 말러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부천 필이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브루크너 시리즈 첫 번째 연주회의 프로그램은 브루크너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미완성 교향곡인 9번이다.

이 작품의 악보 첫 페이지에 ‘사랑하는 나의 신에게’라고 적었던 브루크너는 피날레의 스케치 작업을 하다 숨을 거뒀다. 브루크너가 신에게 바친 가장 심오하고 어려운 작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욕적인 출발이다. 이날은 역시 미완성인 슈베르트 교향곡 8번도 함께 연주된다.

부천필은 예술의전당과 부천시민회관을 오가며 2008년에는 3, 4, 5, 6번을, 2009년에는 1, 7, 2, 8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032) 320-3481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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