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전통의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그동안 개막전 맞대결 결과에 따라 정규시즌 우승을 주고 받았다.
현대는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개막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삼성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는 삼성과 18승2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개막전 승리를 발판으로 세트득실률에서 앞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2006~07시즌에는 정반대였다. 삼성이 예상 밖으로 현대를 개막전에서 3-2로 격파하더니 결국 단 1승차로 정규시즌 1위를 거머쥐었다.
현대와 삼성이 1일 오후 3시 천안에서 통산 세 번째 개막전 맞대결을 펼친다. 3연패에 대한 야망을 밝힌 현대나 명가 재건을 노리는 삼성이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다. 삼성 신치용 감독은 “현대에 용병이 없는데 우리가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필승을 다짐했다. 현대는 특급용병 숀 루니 대신 뽑은 커트 토펠이 기량 미달로 퇴출돼 용병 없이 삼성과 싸워야 한다.
현대 세터 권영민은 “용병이 빠졌다고 우릴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친다”며 개막전 승리를 자신했다. 현대는 송인석과 후인정이 좌우 공격을 책임진다. 하지만 일년 농사를 좌우한다는 용병 없이 삼성화재를 넘어서기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김호철 감독은 “마땅한 용병이 보이질 않는다”면서 “이르면 열흘 느리면 한 달쯤 뒤에야 용병을 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후보로 도약한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은 2일 인천에서 격돌한다.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과 LIG 박기원 감독은 “시즌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프로 4팀이 막상막하의 전력을 갖춘 터라 자칫 잘못하면 우승은커녕 3위까지 진출하는 플레이오프 진출도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검증된 브라질 용병 보비(208㎝)가 오른쪽 공격을 책임진다. 상대 블로킹보다 한 뼘 높은 스파이크는 보비의 전매특허. 신영수, 김학민, 강동진 등 토종 거포의 측면 지원을 받는 보비는 “올 시즌에는 최우수선수와 우승을 동시에 차지하겠다”고 큰소리쳤다. 대한항공은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뽑은 센터 진상헌(한양대)도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LIG는 유럽선수권을 제패한 스페인의 주포 기예르모 팔라스카(200㎝)를 영입했다. 월드컵 출전 때문에 개막전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KOVO컵 결과만 놓고 보면 군계일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최고 거포 이경수와 팔라스카가 이룬 좌우 쌍포의 화력은 단연 국내 최고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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