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가 해외발 악재로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해 오던 국내 주식형 펀드들도 단기 수익률이 속속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한 11월 초부터 보면 대부분의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15%까지 떨어진 펀드도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증시가 조정을 받게 되면 ‘환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 ‘위험관리를 위한 투자법은 어떤 게 있느냐’ 등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해 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다만, 주식시장은 항상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기 때문에 조정 때마다 마음을 졸이지 않으려면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펀드 투자의 대원칙은 분산 투자와 장기 투자다. 증시 조정기에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로 스타일이 다른 펀드에 나누어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같은 조정기에는 가치주 펀드와 배당주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들 펀드들은 하락장에서도 맷집이 좋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증시 조정구간에는 배당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가 하락폭이 비교적 작다.
최근 1주일 단기수익률을 살펴보면 ‘세이고배당주식형’ 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주식1’ 펀드가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고, ‘신영밸류고배당주식1’ 펀드도 –1% 수준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공모 주식형펀드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형 펀드 유형평균이 최근 1주일 동안에 –4.39%이고, 마이너스 –7%대 수준의 펀드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배당주펀드와 가치주 펀드들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반면 그동안 고공행진을 하던 공격형 펀드들은 상승장에서는 강한 시세를 분출했지만, 조정기에는 최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시장은 굴곡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악재로 인한 조정기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수익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펀드 투자자는 운동선수와 비교하면 마라톤 선수에 가깝다. 단기적 요인 보다는 큰 그림을 그려가면서,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켜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법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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