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무섭게 부정적 이미지 덧씌우기와 막말 공방이 판을 치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도 격차가 워낙 커 정책 경쟁보다 상대방 깎아 내리기 선거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도가 지나치다.
향후 5년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 과정인 만큼 후보의 자질과 하자를 엄밀히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대 후보의 약점이나 의혹을 파고드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무조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빈약한 근거만으로 의혹을 부풀리거나 이미지 깎아 내리기에 매달리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품격 없는 막말로 선거전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짜증스럽게 하는 행태도 지탄 받아 마땅하다.
그런 면에서 상대 후보 얼굴에 연탄가루를 바르듯 부정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의 행태는 실망스럽다.
'군대는 안 갔지만 위장 하나는 자신 있다!'는 자극적 공격 문구의 신문광고는 정 후보측의 양식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식의 부정적 광고가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 후보 부인의 손목시계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대뜸 고가의 스위스 명품이라고 비난한 것은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자신들에게 타격을 주었다. 이 시계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국산 메이커 로만손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개성 동영' 슬로건을 앞세워 개성공단 활성화에 기여한 공적을 자랑한 정 후보측으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의 '국민이 노망' 발언도 어처구니 없는 막말이다.
한나라당이 갖가지 의혹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고소고발로 맞서는 것도 문제가 있다. 반박 논리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스스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좀 더 진지하게 해명하는 자세가 아쉽다. 공격이 집중될 것을 꺼린 나머지 TV 토론에 소극적인 것도 의혹과 쟁점에 관한 후보 자신의 말을 듣고 싶어하는 유권자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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