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종양을 오른쪽 목뒤에 달고 살아 '괴기병 미소녀'로 불리던 장쥔메이(張俊美)가 무료수술을 자청한 병원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관영 신화통신 사이트 신화망(新華網)이 2일 전한 바에 따르면 장쥔메이는 사흘 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위치한 제4 군의대학 시징(西京) 분원에서 7시간에 걸친 고난도 수술을 받고 후두부에서 척추에 이르는 부위에 있는 2.5㎏의 종양 덩어리를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장은 후베이(湖北)성 자오양(棗陽)시 농촌 지역 출신으로 목덜이에 주먹만한 혹을 갖고 태어났다. 이목구비가 또렷한 예쁜 얼굴이었으나 기형에 놀란 친부모는 젓도 안 뗀 그를 유기했다.
버림받은 장을 거둔 왕칭팡(王淸芳)은 부모 이상으로 지극정성을 다해 키웠다. 장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처녀로 성장했지만 자랄수록 종양도 커졌다.
양모인 왕칭팡은 사랑하는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거액의 돈까지 빌려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 백방으로 다녔다. 병원비 마련 때문에 오빠 두 명은 결국 스스로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간 전국을 다녔으나 뾰족한 말을 듣는데 실패한 모녀는 제4 군의대학 시징분원이 종양제거 수술 부문에서 국내 최고라는 소문을 듣자 한 가닥 희망을 안고 시안을 찾아 왔다.
종양수술 권위자인 시징분원 궈밍화(郭明華) 원장의 진찰을 받은 결과 장의 종양을 절제하는 게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10만 위안(약 1,25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였다. 이 액수는 농촌 근로자 평균 월급 10년분과 맞먹는다. 가뜩이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왕칭팡이 수술비를 마련하기란 불가능해보였다.
기적이 일어났다. 현지 신문들이 앞 다퉈 왕의 딸에 대한 애정과 오빠들의 헌신적인 사연을 전했고, 시안 시민들은 수술비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이 소식은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유력 매체들이 전재되자 전국에서 장의 수술을 성원하겠다는 제의들이 답지했다.
장에게 새 삶을 열어주자는 여론이 빗발치자 제4 군의대학은 결국 무료로 수술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장에게서 종양을 떼어내는 대수술에는 4명의 전문 교수와 4명의 집도의, 5명의 마취과 의사가 참여했다. 종양이 척추뼈와 두개골에까지 깊숙히 퍼져 있어 일시 수술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모두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19년 동안 지녀온 '천형의 짐'을 벗은 것을 직접 확인한 순간 장쥔메이(張俊美)는 눈물을 비쳤지만 얼굴에는 오랫동안 잊어온 미소가 번졌다.
양모 왕칭팡은 "수술실 밖에서 두 다리가 마비될 정도로 긴장하면서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하고 기도했다"며 도와준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시했고, 보건전문대학생인 장은 수술실을 나서면서 "열심히 공부해 양부모와 두 오빠를 비롯한 은인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집중치료실에 있는 장은 종양을 들어내면서 후두부가 움푹 파였으나 상처가 아무는 대로 3개월 내 적당한 시기에 자신의 신체에서 일부 살점을 떼어내 이식할 예정이다.
의료진은 장의 수술 예후가 좋아 열흘 후면 퇴원, 집에서 통원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