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가 한차례 유치 실패라는 아픔을 딛고 2012년 세계 엑스포를 거머쥔 것은 정부와 재계, 지방자치단체 주요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정부측 인사로는 유치위 수석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한 총리는 올 4월 취임 초기부터 여수세계엑스포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각부처에 강력한 협조체제 구축을 당부했다.
한 총리는 4차례 걸친 정부 유치지원 위원회를 주재하며 준비상황을 직접 꼼꼼히 챙겼고, 각국 고위급 인사들과 BIE 대표과 직접 접촉하며 지지를 이끌어냈다.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 고위급회의 참석 당시 각국 주요 인사들을 만날 때는 ‘여수엑스포 지지를 부탁한다’는 문구를 새긴 명함을 건네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의 강무현 장관도 모로코의 표밭인 아프리카 지역 뿐만 아니라 남태평양, 북유럽 등을 오가며 BIE 회원국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2012년 여수엑스포 신청 당시 해양부 차관이었고 이에 앞서 2010년 여수엑스포 신청 당시 해양부 해운물류국장이었던 강 장관은 해양부 창립이래 10년간 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재계에서도 이번 유치에 크게 기여한 인사들이 많다.
유치위원장인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2006년 5월30일 여수세계엑스포 유치위원회 결성 이후 정ㆍ재계의 유치활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율한 사령탑이다.
김 회장은 7년 여간의 무역협회장 경력을 활용, 정부와 재계의 협조를 무난히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73세라는 나이와 그룹 총수라는 격식을 파괴하고 유치위원회 직원 전체와 회식을 하며 술잔을 일일이 부딪치는 등 유치 성공을 위한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데 남다른 신경을 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무엇보다 여수엑스포 유치 명예위원장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의 헌신적인 공로가 가장 컸다고 보고 있다. 올 4월부터 6개월여간 지구 3바퀴를 돌며 유치활동을 벌이는 등 여수 엑스포 유치에 올인했다.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도 중국과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현지 지사를 통해 유치 활동을지원하는 등 힘을 보탰다.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중동지역 등 해외 방문 때마다 현지 국가의 고위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지지를 당부했다는 후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페루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과의 자원 개발 및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유치위에 후원금을 내는 등 많은 기여를 했다.
지방정부 인사로는 2010 여수세계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실의에 빠져 있던 국민에게 재도전의 희망을 안겨준 박준영 전남지사와 오현섭 여수 시장이 있다. 박 지사는 올들어서만 여수엑스포 정부사절단장 자격으로 21개국을 방문해, BIE 회원국 고위인사를 166명, 외국 대사급 인사를 156명 이상 면담하는 등 정력적인 유치활동을 벌였다.
오 시장도 BIE가 있는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유럽과 중남미 등 총 89회에 걸쳐 17개국을 방문하면서 박람회 유치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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