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 대형빌딩 지하에 숨어있던 1,650㎡(500평)의 초대형 성인오락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26일 경찰에 덜미를 잡힌 업주 배모(50ㆍ구속)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종로구 관수동 K빌딩 지하1층 성인오락실을 요새처럼 꾸몄다.
배씨는 우선 오락실 주위를 벽돌담으로 둘러 무슨 공간인지 전혀 알 수 없도록 했다. 출입문도 분식점을 통한 비밀 쪽문과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비밀 벽돌문 2곳 밖에 만들지 않았다. 오락실 내부는 경마, 황금성 등 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4개 오락실로 분리한 뒤 벽돌로 차단했다. 개별 오락실을 연결하는 통로 양쪽은 이중삼중의 철문으로 막았다.
한쪽 벽 속에는 폐쇄회로(CC) TV 감시방과 손님을 대피시킬 비상방도 마련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단과 승강기 앞 등에 설치된 10여 개의 CCTV 카메라로 오락실 밖 동향을 실시간 감시하면서 단골이나 소개를 받고 온 손님만 받았다”며 “경찰 단속 등 수상한 낌새가 포착되면 손님들을 비상방에 숨도록 했다”고 말했다.
“종로에 안전한 오락실이 떴다”는 소문이 나자 ‘도박꾼’들이 몰려들었다. 5월 문을 연 배씨의 오락실은 7개월 만에 손님들이 잃은 돈과 환전 수수료 등으로 150여억원을 벌어들였다.
종로경찰서는 29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업주 배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장모(39)씨 등 직원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폭력 조직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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